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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악취 가득한 필리핀 빈민촌에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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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 아래 붙어있는 쓰러질 것 같은 집이 피나이네 집이다. 사진제공=한국희망재단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쪽에 있는 빈민 도시 나보타스시(市). 나보타스의 비르고 드라이브 지역의 한 다리 밑에서 3.3㎡(1평) 남짓한 판잣집에 사는 피나이(Pinay, 11)양은 오늘도 하릴없이 구정물가에서 땅에 낙서를 하고 있다. 오랫동안 머리를 감지 못했는지 머리카락은 빨지 않은 대걸레처럼 헝클어져 있고, 언제 세수했는지 얼굴엔 구정물이 말라붙었다. 남루한 옷차림에 표정도 찾을 수 없다.

옆에 있는 남동생 피노이(Pinoy, 7)도 마찬가지다. 남매는 서로 대화할 기운도 없는지 물가에 앉아 악취가 진동하는 구정물에 나뭇가지를 넣었다 뺐다 하며 엄마를 기다린다. 남매가 기운 없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이날 오후 5시가 다 되도록 물 한 모금 제대로 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매는 앞으로 1시간은 더 기다려야 그리운 엄마를 만날 수 있다.

피나이 엄마 아날리자(Analiza, 40)씨는 매일 새벽 4시에 집을 나선다. 글씨도 모르는 까막눈 엄마가 가질 수 있는 직업이라고는 공장에서 빈 병을 씻는 일뿐이다. 하루 13시간 이상 뼈 빠지게 일하지만, 수입이라고는 일주일에 900페소. 우리 돈 2만 원 남짓이다. 900페소로 일주일을 버텨야 하는 피나이네는 하루에 겨우 쌀 한 줌과 생선 한 토막으로 세 식구가 배를 채운다.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은 식사량 때문에 남매는 늘 굶주림을 달고 산다.

나보타스시에는 피나이네 식구처럼 1인당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빈층이 5만 명을 넘는다. 나보타스시 전체로 보면 24만 인구 가운데 빈곤층은 10만여 명. 이들 대부분 불법으로 거주지를 이뤄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필리핀 정부는 빈민촌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배가 고파 움직일 기운도 없는 피나이네 식구들이 (철거로) 살던 판잣집마저 빼앗기면 그날로 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다.

가난 때문에 배고프고, 배고픔 때문에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이 있다. 나보타스시에서 1시간 거리인 팜팡가에 건설 중인 ‘희망농장’(정식 이름은 희망농장 성 라우렌시오 공동체)이다.

한국희망재단(이사장 최기식 신부)이 필리핀 현지 단체 팜팡갈락 가톨릭 미션(Pampagalak Catholic Mission, PCM)과 손잡고 짓고 있는 희망농장이 완성되면, 농산물 판매 수입과 양계 수익 등을 통해 피나이네 가족과 같은 빈민들이 소득을 얻을 수 있고, 몇 년 뒤에는 자립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들이 자립하면 같은 처지인 또 다른 빈민들을 돕게 됨으로써 서로 빈곤에서 벗어날 길을 닦을 수 있다.

한국희망재단은 1차 사업으로 피나이네 가족 등 빈민 60여 명(10가구)을 대상으로 희망농장에 공동으로 살 수 있는 집과 편의시설, 닭장을 짓는 사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희망농장을 짓는 기금이 턱없이 달리는 것이다.

한국희망재단 이철순(마리아) 상임이사는 “필리핀 정부가 계속 빈민들을 거리로 쫓아내고 있어 더 많은 이를 수용하도록 희망농장을 건설해야 하는데 자금이 많이 모자란다”며 관심과 도움을 청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후견인 한국희망재단 이사장 최기식 신부

 국경 너머 필리핀 나보타스에는 너무도 큰 절망과 비극이 있습니다. 매일 굶주리며, 학교 대신 종일 악취 가득한 빈민촌에 갇혀 사는 아이들이 어떤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더는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희망농장 건설에 힘을 모아주세요.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희망농장 건설에 도움을 주실 독자는 25일부터 3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19)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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