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 36)는 주님의 말씀처럼 기도하려고 노력해보지만, 기도하기란 생각처럼 녹록지 않다. 입으로 외우기만 하는 기도는 좀처럼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기도가 내 삶에 닿도록, 기도가 내 삶을 이끌어 주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도의 의미를 일깨우고, 기도의 영성을 깊게 해주는 신간들을 소개한다.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중요한 기도라면 어떤 기도를 말할 수 있을까. 적어도 신자라면 누구나 다 외우고 있는 기도, 주님이 가르쳐준 유일한 기도, ‘주님의 기도’가 첫 번째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주님의 기도는 가장 완전한 기도”라고 역설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바치는 주님의 기도를 돌아보면 습관처럼 외우는 경우가 많다.
주님의 기도에 담긴 지혜
그 깊은 의미 우리 삶 속에
「로마노 과르디니의 주님의 기도」(로마노 과르디니 신부 지음/안소근 수녀 옮김/가톨릭출판사)는 20세기 대표적인 신학자로 꼽히는 과르디니 신부가 주님의 기도에 담긴 깊은 의미를 풀어낸 책이다. 과르디니 신부는 주님의 기도를 학술적인 관점에서 해설하기보다 주님의 기도 구절 하나하나에 담긴 지혜를 우리 삶으로 이어준다.
물론 주님의 기도를 해설한 것이 과르디니 신부뿐이었던 것은 아니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를 비롯해 성 아우구스티노, 예수의 성 데레사 등 많은 성인들이 주님의 기도의 중요성을 해설해왔다. 성인들의 해설도 귀중한 신앙의 보화지만, 지금 우리에게 과르디니 신부의 해설이 의미 있는 것은 그가 우리 시대를 살아간 신학자이기 때문이다. 과르디니 신부는 책을 통해 “계시의 말씀들은 각 시대에게 새로운 해석을 요구한다”면서 “많은 것들이 기초부터 흔들린다고 느끼는 이 시대에 그리스도교 실재들의 핵심으로 돌아가는 길을 더듬어 찾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살레시오 성인의 영성으로
일상의 기도를 더 풍성하게
어쩐지 부족해 보이는 내 기도를 살레시오 성인의 영성으로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면,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와 함께하는 기도」(토마스 데일리 신부 지음/우경민 신부 옮김/160쪽/1만 원/돈보스코미디어)가 좋은 안내서다.
살레시오 성인은 매일의 삶 안에 드러난 사건들을 단순하지만 심오한 접근을 통해 영적 여정으로 이끄는 동반자다. 비오 9세 교황은 교령을 통해 성인을 ‘교회의 박사’로 칭하면서 “그가 성취한 삶의 지고한 거룩함뿐 아니라, 성화의 길을 걸어가는 영혼들을 지도하는 지혜로움”을 칭송했다. 성인은 특별히 일상의 삶 가운데서 하느님과 일치하고, 일상의 유혹 가운데서 덕행의 삶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적 수호자다.
저자는 책을 통해 성인의 영성을 닮고자 하는 이들이 기도를 배우는데 그치지 않고, 묵상과 피정에 이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총 15개의 묵상으로 구성된 책은 시작기도, 살레시오 성인의 삶과 말씀, 성찰, 성경구절, 마침기도 순으로 각 묵상을 인도한다.
책을 번역한 우경민 신부(헨리코·살레시오회)는 추천의 글을 통해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는 일상 속 어느 곳에서나 언제든지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의 현존을 깨닫도록 초대하고 있다”며 “그 여정을 한 걸음 한 걸음 걷던 어느 순간, 하느님께서 우리 곁에서 매 순간 함께 걷고 계심을 깨닫는 은총이 내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