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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교구 단양본당 어르신 반주단 ‘모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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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 위를 오가는 손가락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미사 반주를 위해 일주일 동안 쉬지 않고 연습했지만, 막상 미사가 시작되면 긴장한 탓에 손가락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갑자기 머릿속이 새하얘져 미사 중 반주가 끊기는 날도 적지 않다. 하지만 미숙한 반주 실력에도 불구하고 신자들은 미사가 끝난 뒤엔 큰 박수로 격려와 칭찬을 건넨다. 그럴 때면 반주자들의 입에서도 성가 반주를 통한 봉사를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의 말이 절로 나온다.

원주교구 단양본당(주임 백승치 신부) 어르신 반주단 ‘모타니’. ‘못하니’라는 말에서 따온 이름이다. ‘모타니’ 반주단은 이름처럼 미숙한 실력으로 시작했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일주일에 세 번 본당 미사 반주를 할 뿐 아니라 인근 공소에서도 반주 봉사를 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모타니 반주단은 어르신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본당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던 당시 본당 주임 신현만 신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단순히 반주를 배우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어르신들이 미사 반주라는 목표를 가지고 참여하면서 본당 공동체에 대해 더욱 큰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는 장으로서도 기대를 모았다.

반주단장 안숙희(요안나·72)씨는 “처음부터 나이나 실력에 상관없이 일단 성가 반주를 배우고 싶은 이들은 누구나 동참할 수 있게 했다”며 “5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신자들이 모였는데, 피아노를 한 번도 쳐 본 적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첫 연습, 12명의 어르신들이 모여 어린이 동요집부터 펼쳤다. 건반이 그려진 종이도 함께 놓고 교재로 사용했다. 종이 건반에 코드를 써서 반주에 필요한 기초부터 익혀나갔다.

“‘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단원들이 열심히 연습을 하다 보니 어느새 50개의 반주 코드를 배우게 됐죠. 그렇게 해서 실제 피아노 건반으로 처음 연주한 성가가 ‘믿음으로’였어요. 그런데 겨우 한 곡을 배우자마자 평일 미사 때마다 한 사람씩 반주를 시작하게 됐죠.”

모타니 단원들이 반주 봉사를 하면서 얻은 가장 값진 결실은 하느님과 음악으로 대화하는 기쁨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반주단의 맏언니인 권정례(벨라뎃다·78)씨는 “반주단 활동을 시작하고 얻은 가장 큰 기쁨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가를 치면서 하느님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타니 반주단 단원들은 오늘도 성가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 주에 반주할 성가를 검색해 듣고 연주하는 일상. 대개 하루 서너 시간을 반주 연습에 할애하지만 그 기쁨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그 시간이 ‘행복하다’고 입을 모으는 단원들, “성가 반주를 통해 하느님을 위한 봉사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며 “모타니에서 시작했지만 실력이 나아져 ‘나흐니’(나으니)란 이름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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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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