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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때마다 위협 받는 생존… 주거취약계층 위한 관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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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로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크고 작은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고가의 차량이 침수돼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고, 상가들도 큰 피해를 입어 자영업자들의 고충도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8·9면

하지만 주거취약계층인 반지하 거주민들의 피해 상황은 더 심각했다. 서울 신림동 반지하에 거주하던 일가족 3명과 상도동 반지하에 살던 50대 여성이 폭우로 목숨을 잃었다. 다른 이유로도 인명 피해들이 발생했지만, 반지하 거주민들에게는 예고된 재난이었다. 외신들도 이번 상황을 두고 영화 ‘기생충’에 빗대 “영화보다 더 최악의 결말”이라고 보도했다.

50여 년 전인 1970년 개정된 건축법에 의해 지하에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남북 간 대치 상황에서 지하층을 대피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도심에 살 곳을 찾아 올라온 이들은 값싼 지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지하에 주거공간을 허용하는 법규와 수익을 추구하는 문화가 반지하 주거공간을 만들어냈다. 어떻게든 살기 위해 반지하를 택했지만, 경제적 구조 속에서 이들의 인권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집 전체가 물에 잠기는 침수 피해를 입은 사당동 반지하 건물 주인 하씨는 “반지하 거주를 허가해 놓고 하수 시설 관리는 전혀 안 되고 있다”며 “폭우가 내릴 때마다 이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서울시는 10일 지하·반지하의 ‘주거 목적의 용도’를 전면 불허하도록 정부와 협의하기로 하고, 15일에는 ‘반지하 주택 전수조사’를 벌여 임대주택 23만 호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의 대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8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침수 피해가 잦은 지역을 ‘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하고 지하·반지하 주택의 신축을 금지시켰다. 이후 침수 피해로 인한 반지하 거주민 사망사고가 있을 때마다 정책을 발표했다. 최근 2020년에는 영화 ‘기생충’의 사회적 반향으로 국토교통부가 반지하 가구를 여건에 관계없이 무조건 최저 주거기준 미달 가구로 간주하고 공공임대주택 이주 지원대상으로 삼도록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조사가 제대로 시행되지는 못했다.

주거기본법 제2조에는 ‘국민은 물리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갖는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도시연구소 이원호 책임연구원은 “사고가 터질 때마다 관련 대책이 나오고 있는데, 거주민들의 주권은 늘 부수적이었다”며 “정비사업개발보다 반지하 거주민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춰 실효성 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회 역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늘 얘기하며 주거권에 있어서도 취약계층의 인권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한국이사회 이병욱(요한 크리소스토모) 회장은 “어려운 이웃들은 재난재해에 가장 취약하고, 앞으로도 기상이변 탓에 이번과 같은 재난재해가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거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본당 내에 더 활발한 봉사 조직 운영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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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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