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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안세영 선수의 분노의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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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안세영 선수가 ‘작심 발언’한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문제들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서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라켓을 비롯한 경기 용품을 협회가 지정한 업체만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은 올림픽·아시안게임 44개 종목 중 배드민턴협회뿐이었습니다. 이외 국가대표 선발 방식의 공정성 문제, 비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문제 등 체육계의 구태가 배드민턴협회에는 여전했습니다. 여기에 진촌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일부 선배들 빨래와 청소를 후배들이 대신 해주는 구태도 파악되었습니다. 

특히 복종의무는 고 최숙현 선수 사건 이후 체육계에서 공식 철폐되었던 것인데, 배드민턴협회는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소속 최숙현 선수가 같은 팀원들로부터 수차례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자살한 일이 4년 전입니다. 그 이후 체육계 안에 폭력을 몰아내자고 체육인들 스스로 다짐까지 했지만 배드민턴협회는 여전히 문제조항을 삭제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협회장과 임원들의 비리도 있었습니다. 배드민턴협회 회장 등은 후원사들로부터 경기 용품을 구입하면서 협회 직원들 몰래 구입 금액의 30에 해당하는 물품을 개인적으로 받기도 했습니다. 일명 ‘셔틀콕 페이백’을 했다는 겁니다. 여기에 이사회 속기록을 감추려고 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횡령과 배임죄를 피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안 선수의 폭로 이후 체육계 부조리를 파악 중인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지금까지 13개 종목에서 7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했습니다. 사격을 비롯해 여러 종목에서 협회 비리와 뇌물수수, 성폭력, 승부조작 등이 신고되었다고 합니다. 배드민턴협회 비리에는 종목 협회를 감독하는 대한체육회의 책임도 있습니다.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체육계 스스로가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파리올림픽에서 양궁에 국민이 환호한 이유를 체육계는 살펴봐야 합니다. 변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더 이상 국민의 관심과 성원도 함께 하지 못합니다. 폭력과 같은 구습을 뿌리뽑고 공정과 상식에서 선수들이 마음껏 자기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체육계 스스로가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공정을 성찰해 봅니다.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공정입니다. 대통령 탄핵을 가져왔던 최순실 사건에서부터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까지 불공정한 모습에 국민은 강하게 반응합니다. 김건희 여사의 여러 사건에 대해 보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공정과 관련돼 있습니다. 이번에 안 선수가 쏘아올린 공정이라는 화두를 통해서 우리 공동체가 더 공정하고 상식적인 공동체가 되길 바랍니다. 땀 흘리는 사람 따로 있고 이를 이용해 실속을 챙기는 이들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안세영 선수의 분노의 금메달>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더 공정하고 상식적인 공동체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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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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