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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대통령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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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명태균씨의 폭로가 점입가경입니다. 명 씨는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직 인수위에 빨리 들어오라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2022년 9월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 불참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와 명 씨가 주고받았다는 텔레그램 메시지 캡처본도 공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최재형 전 의원을 국무총리로 건의했다고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명씨는 자신이 구속되면 윤 대통령이 탄핵 당할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합니다. 명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했던 일의 20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 입 열면 진짜 뒤집힌다. 내가 (감옥에) 들어가면 한 달 만에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명씨가 대체 누구이기에 대통령 하야와 탄핵을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니는지 의아할 뿐입니다.

명 씨의 발언은 사실 확인이 필요합니다. 명 씨는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탄핵·하야 이야기는 농담이었다며 자신의 말을 뒤집기도 했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 후보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일명 ‘정치브로커’는 매 선거마다 나타났습니다. 그러기에 명 씨의 발언은 골라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명 씨에 대한 대통령실에 대한 대응은 너무 미온적입니다. 명 씨에게 강력 경고하고, 법적 대응은 하지 않은 채 해명만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부부 특히 김 여사의 의혹에 대해선 강력하게 대응해 온 기존 대통령실의 모습과 너무나도 다릅니다. ‘대선 경선 이후 명 씨와 문자하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 등 회피성 발언만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의 이런 모습에 야당에선 윤 대통령 부부가 명 씨에게 약점이라도 잡힌 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이런 해명마저 새로운 반박에 깨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이 이번 달 8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통해 명 씨를 만났다는 해명에, 이 대표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오히려 명 씨가 이 대표 자신과 윤 대통령의 만남을 주선했다며, 자신보다 먼저 명 씨와 윤 대통령이 아는 사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식사 자리에 초대해 갔더니 명 씨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김 여사도 함께했다고 했습니다. 

이 모든 의혹의 책임은 대통령 부부에게 있습니다. 김대남 전 행정관은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용산에 십상시같은 사람이 있다”며 김 여사가 “자기보다 어린 애들을 갖고 쥐었다 폈다 하며 시켜먹는다”는 녹취록이 흘러나오는 걸 보면서 대통령 부부 곁에는 지금 누가 있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합니다. 의혹에 대해 매정하게 대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하지만 말고 지금이라도 사과할 일은 사과하고 수사할 일이 있으면 수사를 해야 합니다. 세상은 속일지 몰라도 하느님은 속일 수 없습니다. 진실된 행동만이 최선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대통령 부부>입니다. 의혹을 덮으려는 모습이 아니라 진리를 따르는 대통령실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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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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