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크숍을 강연하는 염수정 추기경
염수정 추기경(천주교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고 있는 제52차 세계성체대회 엿새째인 10일(현지시간) 헝엑스포(Hungexpo)에서 ‘한국 교회: 어제와 오늘, 그리고 길’을 주제로 워크숍 강연에 나섰다.
염 추기경은 한국 가톨릭교회의 역사를 소개하며, 한국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여러 문제점에 대한 교회의 역할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발표문에서 염 추기경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으로 인해 남북으로 갈라진 수많은 가족이, 그들의 부모, 배우자, 자녀들의 생사와 안부를 알지 못한다”며,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불러온 갈등이, 서로를 증오하고 원수로 만들어 버린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늘 고민해왔다”라고 말했다.
△ 염수정 추기경의 강연을 듣는 참가자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 번째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Gaudete et Exsultate)를 언급하며,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평화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대교구가 매년 ‘한반도평화나눔포럼’을 개최하여 교황청 및 여러 지역교회와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제52차 세계성체대회 중 미국 가톨릭 전문방송 EWTN과 인터뷰하는 염수정 추기경
염수정 추기경은 또한, 현재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극단적인 성과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의 만연, 인간 보편 윤리의식의 부재, 생명경시 풍조 등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교회의 영성 및 복음 활동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투가 끝난 뒤의 야전병원처럼,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곳이 돼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하며, 생명 존중과 나눔 실천을 위한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활동,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소 ‘명동밥집’ 등 ”한국 교회가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먼저 손을 내밀어, 자기 쇄신을 선행하는 ‘새로운 복음화’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 강연 후 헝가리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공동체를 만난 염수정 추기경
염 추기경은 오는 1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하는 제52차 세계성체대회 폐막 미사에 참석한 후, 귀국길에 오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