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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하루 한장 읽기 해설(시편)

하느님 계시에 대한 인간의 찬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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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라틴어 성경인 「불가타」 전통을 따라 욥기 다음으로 `시편`(Liber Psalmorum)을 싣고 있습니다. 흔히 `완전한 기도서`라고도 불리는 시편만큼 널리 읽히고 사랑받는 작품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계시에 대한 인간의 응답 기도 또는 찬미가를 담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을 우리는 가톨릭교회의 기도, 성가와 전례 안에서 가장 빈번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어 성경은 시편을 `쉐페르 터힐림`(찬미들의 책)이라 부르고, 그리스어 성경인 칠십인역은 `프살모이`(악기 반주가 따르는 찬미가)라고 지칭합니다. 히브리어 터힐림은 시편의 전체 내용을 잘 반영하는 반면에 그리스어 프살모이는 시편이 사용된 방식을 잘 나타냅니다. 이 두 가지 명칭을 통해서 우리는 `기도`와 `찬미` 두 단어가 시편의 성격과 내용을 가장 적절히 표현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시편은 인간의 조건, 의인과 악인의 운명, 하느님 구원에 대해 숙고하면서 탄원과 찬미, 비관과 희망, 저주와 화해, 미움과 사랑, 슬픔과 기쁨 등을 표현하고 있기에 그 내용에 따라 탄원 시편(시편 12; 13; 44; 51; 58; 63; 79; 86; 90; 109 등), 감사 시편(18; 30; 32; 34; 41; 67; 124; 125; 136 등), 그리고 찬양 시편(8; 15; 19; 24; 47; 76; 93; 103; 104 등) 등으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34편의 시편을 제외한 모든 시편들은 각기 자기 머리말에 저자의 이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73편의 시편이 다윗의 노래(3~9; 11~32; 34~41; 51~65; 68~70; 86; 101; 103; 108~110; 122; 124; 131; 133; 138~145)라고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삽, 코라의 자손들, 솔로몬 등의 노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머리말에 소개된 사람들이 정말로 시편의 저자들인지는 불분명합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는 시편을 이해하는 데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길이와 형식이 서로 다른 150편의 시로 이뤄져 있는 시편은 전통적으로 다섯 권으로 구분돼 있습니다 : ① 제1권: 1~41편 ② 제2권: 42~72편 ③ 제3권: 73~89편 ④ 제4권: 90~106편 ⑤ 제5권: 107~150편. 각 권 마지막 부분에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하느님 영광을 찬미하는 환호송이 실려 있습니다(41,14; 72,18~19; 89,53; 106,48; 150,1~6).

 시편을 이와 같이 다섯 권으로 구분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즉 시편과 모세오경 사이의 연관성을 분명하게 나타내기 위해서입니다. 하느님께 충실하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지시해주는 율법서가 모세오경이라면,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인 율법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 바로 시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편이 말하는 인간의 생명은 단순히 육체적 목숨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죽음 또한 단순히 이승의 마감을 뜻하지 않고 병이나 고뇌, 배신당함이나 버림받음과 같이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상황들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행복 역시 평화와 안녕, 기쁨과 쾌락의 상태를 말하기보다는 하느님께 충실한 신앙의 상태를 말합니다.

 시편은 이스라엘 백성의 기도인 동시에 예수님의 기도이자 초대교회의 기도였으며,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의 기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기도할 줄 몰라 기도하는 방법을 배우고자 한다면 우선적으로 시편을 읽고 묵상하는 가운데 기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시편으로 기도하면서 다음과 같은 자세를 지니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①시편 저자가 처해진 상황과 느낌을 실제로 느껴보려는 자세 ②시편 구절이 들려주는 예수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자세 ③가정과 본당 공동체, 단체와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나`에게 필요한 말씀을 받아들이려는 자세.
 시편 저자들이라고 해서 삶이 녹록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하느님께 화도 내고 불평하기도 하고 원망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신앙에 충실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가까이 계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부디 시편을 읽고 묵상하면서 시편 저자들처럼 우리 신앙도 성장하고 견고해질 수 있기를 주님께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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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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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48장 11절
하느님, 주님 이름처럼, 주님을 찬양하는 소리, 세상 끝까지 울려 퍼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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