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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품 성구와 나] 하느님 아버지, 어머니 교회

정순택 주교(서울대교구 수도회 및 청소년 담당 교구장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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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아버지, 어머니 교회(Deus Pater, Mater Ecclesia).

2014년 2월 5일 주교 서품 미사에 임하면서 선택한 저의 수품 성구입니다. 사실 성경 구절에서 뽑은 ‘성구’(聖句)가 아니라, 제가 담고 싶은 사목적 지향점을 표현하려고 약간의 고심이 들어간 조어(造語)입니다. 하느님과 교회를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미지 안에 담아서, 교차 대구법적으로 표현했다고나 할까요.

22년 전 제가 사제품을 받았을 때 제 수품 성구는 ‘자, 일어나 가자’(요한14,31)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마지막 파스카 축제가 막 시작되기 전,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새 계명으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13,34)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아버지께 가는 길에 성령을 약속하시고 마지막 대사제의 기도를 바치기 전, 당신이 가셔야 할 십자가의 길을 바라보며 구원의 완성을 향한 여정을 떠나는 장면에서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이제 새롭게, 아니 전혀 뜻밖에도 교회의 부르심을 받아 가르멜 수도회에서 서울대교구로 오게 되면서 그동안의 사제 생활을 통한 저의 개인적 체험들을 담은 사목적 지향을 표현해 보고자 새로 만들게 된 성구가 ‘하느님 아버지, 어머니 교회’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든 사람을 한 사람 한 사람 당신의 외아드님처럼 사랑하십니다. 이처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느님의 절대적인 사랑을 듬뿍 받는 특별한 존재이지만, 현실에서는 서로에게 상처도 주고 크고 작은 실수로 아픔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하느님의 신부인 교회를 통해 어머니처럼 우리를 품어 안으시는 그 사랑을 모든 사람이 체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교회는 불완전한 존재인 우리 한 사람 한 사람들이 모인 ‘부족함 많은’ 공동체이기도 하지만 ‘그리스도의 신비체’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성사’로서의 성교회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을 그 안에서 체험케 하는 ‘성사’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어머니 품 같은 성교회 안에서 더욱 풍성히 체험하고 실천하며 살고 싶은 마음, 그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어머니 성교회의 따뜻한 품을 모두가 맛보도록 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성구인데, 부족함 많은 제가 이 성구가 지향하는 바에 조금씩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이 지면을 통해 청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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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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