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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황지본당 상동공소 새해 첫날 화재로 소실

1950년대 근현대 탄광지 역사와 신앙 60년 넘게 간직한 상동공소돔형태 지붕 내려앉고 성당 전소… 천장 내부 전기 문제 원인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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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화재로 연기를 내뿜고 있는 60년 넘는 역사를 간직한 상동공소. 김기성 신부 제공

 

 


새해 첫날인 1일 원주교구 황지본당(주임 김기성 신부)이 관할하는 상동공소가 화재로 소실됐다.

강원 영월군 상동읍에 위치한 상동공소는 이날 오전 10시 5분 화재가 발생해 순식간에 화마에 휩싸였다. 소방당국은 거센 불길 탓에 초기에 진압에 어려움을 겪다 소방관 114명을 투입해 1시간 20여 분 만에 불길을 진화했다. 그러나 이 화재로 돔형태의 지붕이 아예 내려앉고, 성당 내부 형태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실상 전소됐다. 종탑과 벽돌 구조의 제대 벽면만 남았을 뿐이다. 주임 김기성 신부가 급히 현장에 달려가 진화 후 감실에서 성합을 수습했지만, 성체는 이미 타버린 채였다. 화재 당시 인근 주민들은 급히 대피했고, 공소 신자들은 망연자실한 채 연기가 치솟는 공소를 안타깝게 지켜봐야만 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화재 진화 후 현장 합동조사단은 1층 사제관 화장실 천장 내부의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곳에서 시작된 불이 2층의 200여 명이 자리할 수 있는 대성전까지 집어삼킨 것이다. 이로인해 내부를 지탱하던 나무가 순식간에 불에 탔다. 화재 후 김기성 주임 신부는 공소 신자 가정에서 주일 미사를 주례하며 갑작스레 맞은 아픔을 나눴다.

상동공소는 1950년대 근현대 탄광 지역 역사와 신앙을 60년 넘게 고스란히 간직해온 곳으로, 교회사적으로도 매우 가치가 높은 건축물이다. 한국전쟁 직후 미군 물자로 지은 성당 중 유일하게 지붕이 미군 막사를 지을 때 쓰던 아연 강판을 사용한 희귀한 돔 형태를 띠고 있다. 본래 본당이었던 상동성당은 태백 지역 광산이 한창 성황리에 개발될 당시 1959년 가장 먼저 이 지역에 건립된 신자 공동체였다.

초대 주임이었던 이영섭 신부는 가방 하나 들고 태백지방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세례와 미사 등 성사를 베풀고, 탄광지 선교에 헌신하며 성당 신축과 성장에 큰 역할을 하는 등 교회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곳이다. 현재 공소 신자 10여 명이 공소예절을 지키고, 미사에 참여해왔다. 지난 12월 12일 상동공소에서 신자 4명이 세례성사를 받은 것이 마지막 큰 행사였다.

김기성 주임 신부는 “감실 문이 다 녹아 떨어진 상황에서 성합 속 성체만 모실 수 있었다”며 “이곳은 단순한 공소가 아니라 과거 탄광촌의 역사와 신앙을 기억할 수 있는 중요한 곳이었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도움 문의 : 055-552-2427, 황지본당. 도움 계좌 : 131-009-636184, 신협, 재단법인 천주교원주교구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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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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