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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몽탄본당 ‘산타 신부’가 집집마다 선물 전달

몽탄본당 주임 조영선 신부성탄 미사 봉헌 못한 대신 산타복 입고 신자 가정 방문달력·마스크·양말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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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탄본당 주임 조영선 신부가 직접 산타 복장을 하고 신자 가정을 방문해 선물을 전달하고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조영선 신부가 선물을 전달한 후 신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영선 신부 제공

 

 


코로나19로 국내 입국 후 2주간 자가 격리가 끝난 산타가 전라남도 무안군 몽탄면을 찾았다. 산타는 몽탄본당 신자 가정을 돌며 신자들과 만나 함께 성탄의 기쁨을 나눴다. 몽탄면을 찾은 산타는 다름 아닌 몽탄본당 주임 조영선 신부다.

산타 이벤트는 조 신부 아이디어다. 조 신부는 성탄절인데도 코로나19로 성탄 특송 조차 준비하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성탄 전야 미사 후 산타복을 입고 신자들에게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신자들 몰래 산타복도 구매했다.

그런데 성탄 전야 미사를 이틀 앞둔 2020년 12월 22일, 광주대교구에서 공문이 내려왔다. 미사를 중단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신자들과 미사를 봉헌하지 못한 데다 성탄절 미사까지 봉헌할 수 없게 된 상황. 조 신부는 직접 산타복을 입고 신자 가정을 찾아가기로 했다.

조 신부는 성탄 선물로 달력을 준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신자들에게 달력을 나눠주지 못했던 터라 성탄 선물로 제격이었다. 그런데 하느님도 조 신부의 마음을 읽으셨을까. 지인으로부터 마스크 500장을 선물 받았고 본당 신자로부터 양말 100켤레도 선물 받았다. 조 신부는 그렇게 두 손 가득 선물 꾸러미를 들고 신자들을 만나 “올해 성탄 미사를 함께 봉헌하지 못했지만, 아기 예수님이 아쉬워하지 말라고 산타를 대신 보내주셨다”고 말하며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신자들 반응은 뜨거웠다. 산타를 처음 본 어르신들도 많았고, 기쁨의 눈물을 보이는 신자도 있었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는 밤에 방문했는데, 아이들이 깜짝 놀라며 조 신부를 반겼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본당 신부인 것을 알고 차 한 잔이라도 마시고 가라며 잡는 신자들로 인해 선물 배송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조춘자(프란치스카)씨는 “신부님이 산타 복장을 하고 오신 걸 보고 꿈인가 현실인가 했다”며 “웃을 일이 없었는데 신부님 덕분에 웃을 수 있었고 받은 게 많아서 다시 되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 신부는 2018년 8월 몽탄본당 주임으로 부임했다. 몽탄본당은 시골 본당이다 보니 젊은 사람들의 전출이 많아 현재 주일미사 참여자 수는 70~80명 정도이다. 어르신들이 많아 SNS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다행히 가정방문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없어 병자나 도움이 필요한 신자들에게는 조 신부가 개별적으로 방문한다.

조 신부는 “15년 차 사제이지만 주임 신부로서 첫 본당이라 아직도 어설픈 점이 많은데, 그런 저와 함께 해주시는 신자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수품 1년 차 새 사제일 때 원로신부님으로부터 ‘사제는 강복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 하느님과 신자 사이에서 복을 전달하는 이가 사제라는 것이다. 이 말을 기억하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조 신부는 “지난해는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한 해였는데 그 소중한 깨달음을 잊지 않고, 그 안에서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며 한층 더 성숙해나가는 새해가 되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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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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