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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빛나는 가톨릭 명예도로들

김대건 신부의 ‘대건로’ 탄생 후 성직자 이름 딴 도로 전국 7개... 역사와 문화 알리는 ‘명예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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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명예도로명’에 이름을 올린 가톨릭 관련 인물들. 괄호 안은 도로 소재지. 시계 방향으로 이태석 신부(부산), 프란치스코 교황(대전·세종·당진·서산), 맥그린치 신부(제주), 마리안느와 마가렛(고흥), 지정환 신부(임실).

 

 


성 김대건 신부에서 유래한 ‘대건로’가 탄생한 이후에도 가톨릭 성직자와 관련된 도로명은 계속 만들어졌다. 현재 김대건 신부를 제외한 성직자 이름을 딴 도로는 전국에 모두 7개. 하지만 스마트폰 지도에는 검색되지 않는다. 법적 주소로는 사용할 수 없지만, 지역 역사와 문화 등을 알리는 효과가 있는 ‘명예도로명’이기 때문이다.



대전교구 ‘프란치스코 교황 명예도로’ 네 곳

도로명에 이름을 가장 많이 올린 성직자는 보편 교회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교황 명칭을 딴 명예도로는 무려 4개. 2014년 8월 방한 때 교황이 지나간 길이다. 모두 대전교구 관할구역(대전광역시ㆍ세종특별자치시ㆍ충청남도)에 있다. 교황 방문을 기념하고, ‘섬김과 화합의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명예도로로 지정했다. 표지판과 기념조형물ㆍ비석 등도 설치했다.

방한 이튿날인 8월 15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거행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해 기도했다. 대전 유성구에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로’는 이를 기념하는 명예도로다. 노은동로 일부 구간(717m)으로, 월드컵경기장과 노은 농수산물도매시장 사이를 지난다.

미사를 마친 교황은 대전가톨릭대학교로 향했다.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AYD)’에 참석한 각국 청년 대표와 오찬을 하기 위해서다. 이때 지나간 길이 세종시에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로’다. 전의교차로(의당전의로 998)에서 뱅이골길을 지나 대전가톨릭대(가톨릭대학로 30)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길이는 3.6㎞로, 교황 관련 도로 가운데 가장 길다.

교황이 다음으로 향한 곳은 솔뫼성지.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당진시는 이를 기념해 솔뫼성지를 지나는 길을 ‘프란치스코 교황로’로 정했다. 우강면 송산리 37-2와 155-13을 잇는 솔뫼로 일부 구간(800m)이다. ‘버그내 순례길’에 포함된다. 성지를 찾은 교황은 김대건 신부 생가에서 기도하고, 아시아 청년들과 만났다. 이때 영어 연설문을 치우고 이탈리아어로 즉흥연설을 해 화제가 됐다.

서산시에는 ‘교황 프란치스코 순례길’이 있다. 교황청 승인 국제 성지인 해미순교성지를 지나는 도로(960m)다. 정식 도로명은 해미성지를 지난다고 해서 ‘성지1로’다. 방한 막바지인 17일, 교황은 해미성지에서 아시아 주교들과 만났다. 그리고 인근 해미읍성에서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했다.



임실 ‘지정환로’·제주 ‘맥그린치로’

‘푸른 눈의 한국인’ 신부에서 이름 딴 명예도로도 2개 존재한다. 지역사회의 경제적 자립에 공헌한 데 대한 감사 표시다. 전북 임실군에는 ‘지정환로’가 있다. 봉황로 65와 185를 잇는 도로(1.2㎞)다. 이 길은 전주교구 지정환(세스테벤스 디디에, 1931~2019) 신부를 기린다. 벨기에에서 온 지 신부는 ‘한국 치즈의 아버지’로 불린다. 1960년대 가난한 임실 땅에 한국 최초 치즈 공장을 세워 희망과 미래를 선물한 까닭이다. 지정환로 주변에는 지 신부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지정환 신부 삶 터’에는 사무실 겸 숙소로 쓴 주택과 복원된 옛 치즈 공장이 있다. 성가리 벽화 마을에는 치즈를 만든 과정이 담겨 있다. 주임을 지낸 임실성당에서도 지 신부의 사목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제주시에는 명예도로 ‘맥그린치로’가 있다. 금악북로 전 구간(3.8㎞)이다. 이 길은 패트릭 J. 맥그린치(임피제, 1928~2018) 신부를 기린다. 맥그린치 신부는 아일랜드 출신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선교사다. 제주의 가난을 극복하고자 1961년 성 이시돌 목장을 세워 제주 축산업 발전 기틀을 마련했다. 더불어 병원과 양로원ㆍ유치원 등도 설립했다. 맥그린치로는 성 이시돌 목장ㆍ요양원ㆍ의원ㆍ피정 센터와 삼위일체 대성당ㆍ성 클라라 수도원 등을 지난다. 제주교구 순례길 ‘이시돌길(은총의 길)’과도 통한다.



부산 ‘이태석 톤즈 거리’

‘톤즈의 돈 보스코’ 살레시오회 이태석(요한 세례자, 1962~2010) 신부를 기리는 길도 있다. 이태석 신부는 전쟁과 질병으로 얼룩진 아프리카 남수단 작은 마을 톤즈에서 8년간 인술을 펼쳤다. ‘이태석 톤즈 거리’는 신부의 고향인 부산광역시 서구에 있다. 천마로50번길 2에서 1을 잇는 도로(500m)다. 이 길은 송도성당과 2014년 복원된 이태석 신부 생가를 지난다. 송도성당은 이 신부가 세례ㆍ견진성사를 받고 사제의 꿈을 키워나간 곳이다. 생가 옆에는 지난해 개관한 ‘이태석 신부 기념관’이 있다.



고흥 ‘마리안느 마가렛 길’

성직자에서 이름 딴 사례는 아니지만, 추가로 소개할 길이 있다. 40년간 한센병 환자를 위해 의료봉사를 펼친 ‘소록도의 두 천사’를 기리는 명예도로다. 전남 고흥군 ‘마리안느 마가렛 길’이다. 소록선창길 일부 구간(77m)으로, 소록교와 ‘마리안느와 마가렛 사택’(국가등록문화재 제660호)을 잇는다. 마리안느 스퇴거(86)와 마가렛 피사렉(85)은 그리스도 왕 시녀회 재속회원이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간호대학 동기였던 두 사람은 1960년대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한국에 와 국립소록도병원에서 봉사했다. 또 공중보건과 복지향상을 위해 목욕시설과 결핵 센터, 정신병원 등을 세웠다.

명예도로명 사용기간은 5년 이내다. 명예도로명을 계속 사용하려면 만료일 1개월 전에 시·군·구 도로명주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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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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