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코로나19로 폐쇄된 후 재개장한 베들레헴의 주님탄생기념성당 밖을 걷고 있다.【CNS】 |
베들레헴 주민들도 코로나19 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아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지 베들레헴은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그리스도교 최고 성지다. 이곳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계 주민의 80%는 호텔ㆍ식당ㆍ성물 가게 등에서 순례자들을 상대로 영업하는데, 코로나19 창궐 탓에 모든 영업시설이 ‘개점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성탄절이 다가오면 100만 명 가까운 순례자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지만 올해는 도시 전체가 텅 비어 있다.
성탄 구유 성물 가게를 운영하는 로니 타바시씨는 교황청 산하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CN)와의 인터뷰에서 “1927년부터 3대째 성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모든 희망을 앗아갔다”며 “코로나19 대유행이 내 인생의 최대 위기”라고 말했다.
베들레헴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남동쪽으로 약 8㎞ 떨어진 곳에 있는 아랍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다. 이 작은 도시는 이스라엘 정부가 설치한 8m 높이 콘크리트 장벽에 둘러싸여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재정이 열악해 주민들은 지원을 호소할 곳도 없다. 이 도시에서 ‘작은 양 떼’처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고충은 더하다.
베라 바보운 베들레헴 시장은 “1950년에는 베들레헴시와 인근 마을 주민의 86%가 그리스도인이었는데, 2016년 조사 결과 12%밖에 남지 않았다”며 “특히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90%가 그리스도인”이라고 밝혔다.
ACN을 비롯한 몇몇 가톨릭 단체들이 교육ㆍ의료ㆍ긴급구호사업으로 베들레헴의 그리스도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