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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79) 주님 부활이 주는 많은 선물 / 미론 페레이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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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은 성탄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상징들로 가득하다. 여기에는 천사들이 빈 무덤가를 서성이는 모습이나 병사들이 무기력하게 쓰러져 있는 모습, 달걀, 백합꽃, 골고타 언덕의 빈 십자가 등이 포함된다. 왜 그럴까?

말로 진실을 다 표현하기 어려울 때, 상징을 사용한다. 울고 춤추며, 노래하고 찬양한다. 그림을 그리고 조각한다. 색과 소리, 촉감, 움직임, 이러한 감각적인 표현들은 말보다 더 강력하게 마음속 깊은 감정들을 담아낼 수 있다.

삶과 죽음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순간들이며, 7일 동안의 성주간은 삶과 죽음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고통과 굴욕, 배반, 고문 그리고 죽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 모든 것을 감내하셨다. 우리가 겪는, 쓰라리고 분노하게 하는 모든 것을 그분께서도 먼저 겪으신 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종착지가 아니다. 삶이 종착지가 돼야 한다. 태어나거나 부활하거나 새롭게 되거나 치유되거나 간에 삶은 성장하며, 통찰력을 통해 힘을 얻고 풍부해진다. 이것이 ‘성령 안의 삶’ 전부이며, 또 주님의 부활이 말하는 것이다. 늙거나 노쇠해지거나 소멸하지 않고 영원한 삶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다.

부활은 주님의 성령이 우리와 함께 하는 삶이다. 바로 인정받고 움직이며 모든 풍부함을 즐기는 그런 삶인 것이다. 주님의 부활을 나누는 이런 삶은 새로운 경험이고 새로운 종류의 것이다.

부활은 ‘성령 안의 삶’은 부탁만 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확신시켜준다. 세례 때 받은 성령은 없어지지 않는다. 자신이 백조라는 것을 몰랐던 못난 오리 새끼나 자신이 독수리라는 것을 몰랐던 닭장 안의 병아리처럼 오랫동안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한 번 받은 성령은 영원히 남는다. 그리고 성령께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때에 갑자기 힘을 발휘해 우리를 변모시키신다.

이것은 주님의 부활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권능이며 풍부함이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주는 첫 선물은 두려움을 모르게 하는 것이다. 전에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소비에트연합의 붕괴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 글의 제목은 ‘러시아에 두려움을 모르게 한 사람’이었다. 우리에게 두려움을 모르게 하신 분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다. 부활 첫날 아침, 천사들은 무덤을 찾아온 여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마라”고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제자들에게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러한 자신감은 우리가 모든 죄를 용서받았으며 하느님께서 그 어떤 것에서도 우리를 보호하시기 때문에 나온다. 과거로부터 온 그 어떤 악마도 다시는 우리를 사로잡지 못한다. 평화와 화합, 통합, 성취는 영원히 우리의 것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가르치신다.

두 번째 선물은 성령의 현존과 성령께서 주시는 선물, 즉 은사의 기쁨이다. 여러분이 사회에 내 줄 수 있는 선물, 은사는 무엇인가? 여러분은 사도로서 특별한 사명을 부여받았는가? 여러분은 삶 안에서 용기있게 하느님을 증거하는 순교자인가? 여러분은 삶의 더 깊은 의미를 다른 이들이 알 수 있도록 스승으로서 가르치고 있는가? 여러분은 예언자로서 정의와 정직, 통합에 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가?

혹은 치유자로서 고통과 갈등 안에서 치유와 위로가 되고 있는가? 말씀의 은사를 받아 무슨 일이 있든지 하느님을 찬미하고 있는가? 성령께 감화돼 마음 깊이 용서를 받아 눈물을 흘린 적이 있는가? 깊은 신앙으로 주님께 흔들리지 않고 온전히 의탁하고 있는가?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경험한 이러한 일들을 계속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다양하고 깊이 있게 말이다.

사랑과 평화, 온유, 기쁨, 절제, 인내… 성령께서 맺어주시는 열매이며, 주님의 부활이 갖는 의미다. 그리고 바로 성령 그 자체이며, 나중에 더 큰 보답을 주신다는 성령의 약속이다. 또한 부활이 주는 선물이다. 지금 그리고 영원히.

그리고 우리는 한 단어로 응답한다. 알렐루야!





미론 페레이라 신부(예수회)
예수회 사제로서 평생을 기자 양성 등 언론활동에 힘써 왔다. 인도 하비에르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소장을 지냈으며, 아시아가톨릭뉴스(UCAN), 라 크루아(La Croix) 등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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