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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81) 교황의 다음 사목방문지는 어딜까? / 제라르드 오코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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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올 하반기 또 다른 해외사목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 교황은 9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를 방문한다. 또 11월엔 그리스와 사이프러스 방문을 희망하고 있으며, 같은 달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도 가고 싶어 한다. 물론 코로나19 대유행이 어느 정도 통제가 될 때 이야기다.

2013년 3월 13일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33번의 해외 사목방문으로 52개 나라를 찾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6년 동안 104번의 해외 사목방문으로 129개 나라를 방문한 성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가장 해외 사목방문을 많이 한 교황이다.

지난 2월 8일 교황은 교황청이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183개 나라 외교사절단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해외 사목방문 목적을 설명한 적이 있다. 교황은 “해외 사목방문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하느님 백성에게 베드로 후계자의 배려를 보여주는 중요 증표이자 교황청이 전 세계 국가와 나누는 대화”라고 강조했다. 또 “나눔과 대화의 정신에 따라 타종교와 우호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올 가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를 방문할 예정이다. 9월 12일 영웅광장에서 봉헌되는 세계성체대회 폐막미사를 주례하기 위해서다. 교황은 지난 3월 8일 이라크 사목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 같은 바람을 밝혔다. 자세한 헝가리 방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교황은 또 헝가리와 가까운 슬로바키아 방문도 시사했다. 교황은 “부다페스트는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차로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면서 “슬로바키아를 방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헝가리 주교회의는 교황이 헝가리 방문을 언급하자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하고 “교황의 방문은 헝가리교회뿐 아니라 세계성체대회 참가자들에게 큰 격려와 영적 힘이 되어 줄 것”이라고 환영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제52차 세계성체대회는 원래 지난해 거행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연기됐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제한을 하고 있어 참가가 어려운 상황이다.

교황은 헝가리 방문을 슬로바키아 방문과 연계했다. 하지만 어느 나라부터 방문할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중부 유럽에 있는 슬로바키아에는 550만 명이 살고 있으며, 민주정치가 안정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1993년 체코로부터 독립했다. 주자나 차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지난 3월 한 인터뷰에서 “슬로바키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환영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슬로바키아를 세 차례 방문했고, 마지막 방문은 2003년이었다.

교황청은 아직 교황의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방문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보통 교황청은 교황의 해외 사목방문을 3개월 전에 확인해주고 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방문 외에도 그리스와 사이프러스 방문도 예상된다. 교황은 2016년 4월 16일 그리스의 레스보스섬을 찾아 모리아 난민 수용소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교황은 시리아 난민 12명을 로마로 데려와 정착시켜, 국제사회와 이슬람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교황은 모리아 수용소에 있는 2500여 명의 난민에게 “나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면서 “여러분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교황이 이번에 그리스를 방문하게 되면 모리아 수용소 혹은 레스보스섬의 다른 수용소뿐만 아니라 수도 아테네를 방문하게 될 전망이다.

교황은 그리스 방문에 이어 동부 지중해의 사이프러스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은 지난해 사이프러스를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사이프러스는 1974년 터키군이 침공하면서 분단됐다. 북사이프러스에는 터키계 사이프러스인이 살고 있으며 남사이프러스에는 그리스계 사이프러스인이 살고 있다. 중간에는 유엔 완충지대가 있다. 사이프러스는 바오로 사도가 전교여행을 했을 때 가장 처음 도착했던 곳이다.

이들 네 나라뿐이 아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영국과 이탈리아가 주관해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 교황이 초대된다면 기꺼이 참석할 전망이다. 이 회의에는 파리기후협약의 주역이었던 미국과 중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직 초기부터 기후변화와 지구 보전의 위급함을 강조해 왔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 전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해 각국 정상들이 기후협약을 체결하도록 이끌기도 했다.

교황은 이 외에도 레바논과 남수단 방문을 염원해 왔다. 이들 나라에 대한 교황의 사목방문 염원이 이뤄질지 기대해 본다.



제라르드 오코넬(「아메리카」 바티칸 통신원)
예수회 발행 주간지 「아메리카」(America)의 바티칸 통신원으로 활동 중이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로마에서 30년 이상 거주하면서 ‘로이터’와 ‘더 태블릿’,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 ‘아시아가톨릭뉴스’, ‘바티칸 인사이더’ 등 다양한 영어권 매체에 교황청 소식을 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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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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