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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기적’ 마리누스 수사 시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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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종합】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 중 피란민 1만4000명을 구한 레너드 라루(Leonard LaRue) 선장의 시복시성이 추진된다. 라루 선장은 전쟁을 겪은 뒤인 1954년 마리누스라는 수도명을 받고 베네딕도회에 입회에 수도생활을 하다 2001년 선종했다.

미국 주교회의는 춘계 총회 중인 6월 17일 라루 선장의 시복시성 추진을 승인했다. 미국 주교회의는 이날 라루 선장 외에도 제2차 세계대전에 군종신부로 참전한 조셉 버비스 라플루 신부의 시복시성 절차도 승인했다.

미국 주교회의 사무총장 제프리 버릴 몬시뇰은, 미국 주교단은 99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두 시복시성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주교회의의 결정은 “시복시성 추진 담당 교구 차원에서 절차를 추진하도록 승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뉴저지주 패터슨교구가 라루 선장에 대한 시복시성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

라루 선장은 6·25전쟁 당시 군수물자 수송 명령에 따라 7600t급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이끌고 함경남도 흥남 부두로 갔다. 하지만 그가 흥남에 머물던 1950년 12월 국군과 유엔군은 중공군 개입과 극심한 추위로 철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과 맞닥뜨렸다. 당시 라루 선장은 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살리고자 배 안의 군수물자를 버리고 그 자리에 피난민 1만4000명을 태웠다. 12월 23일 흥남 부두를 떠난 매러디스 빅토리호는 수많은 기뢰가 있던 동해를 항해했지만, 단 한 명의 희생도 없이 주님 성탄 대축일인 25일 무사히 거제도에 도착했다.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렀다. 항해하는 이틀 동안 배 안에서 아기 5명이 태어나기도 했다.

60명 정원임에도 불구하고 1만4000여명을 태웠던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가장 많은 인명을 구조한 배로 기네스북 기록에 올랐다. 당시 구조된 1만4000명의 후손은 현재 약 1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의 부모도 이 배를 타고 거제도에 왔다.

라루 선장은 뉴저지주 뉴턴에 있는 베네딕도회 수도원에 입회해 마리누스 수사가 됐다. 그는 매일 아침 수도원 종을 울려 수도승들이 아침기도를 할 수 있도록 깨웠고, 설거지를 하거나 수도원 선물가게에서 일하는 등 허드렛일을 하며 수도생활을 했다.

마리누스 수사의 시복을 청원하는 이들은 그가 ‘크리스마스의 기적’ 외에도 한 가지 기적을 더 이뤘다고 주장한다. 2000년 그가 있던 뉴턴 수도원은 수도승이 없어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에 빠졌다. 이듬해, 한국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이 뉴저지에 수도승 7명을 파견하는 데 동의했다. 이들 중에서는 라루 선장이 구했던 강순건 신부도 포함됐다. 왜관 수도원의 수도승 파견은 마리누스 수사 선종 이틀 뒤에 승인됐다.

베네딕도회 출신으로 마리누스 수사의 장례미사에도 참례했던 뉴어크대교구 엘리아스 로렌조 보좌주교는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와서 그를 기억하고 그의 영웅적 행동을 칭송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마리누스 수사가 시복되면 현대 선원으로서는 최초의 복자가 된다. 미국 해양사도직은 그의 시복은 많은 선원들에게 귀감이 되고 이들이 성덕의 삶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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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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