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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가니스탄 정권 재장악… 곳곳에서 폭탄 테러·사원 공격

미군 철수 4개월여 만에 수도 점령... 국민들은 인접 국가로 피란 행렬, 선교사·가톨릭 자선 단체도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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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해병대원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진입한 해인 지난 2001년 남부 지역에서 박격포 진지를 세우며 모래주머니를 채우고 있다. 【CNS】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실상 철수를 단행함에 따라, 15일 반정부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사실상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국가를 장악했다. 20년 만에 탈레반이 다시금 지구촌에 급부상을 알린 셈이다.

이에 따라 현지의 각국 대사들은 항공편을 이용해 두바이나 파키스탄으로 급히 대피했으며, 안전에 위협을 느낀 아프가니스탄 국민들도 지난달부터 삶의 터전을 뒤로하고 터키와 카타르 등 인근 국가로 이주를 이어가고 있다. 다시금 대규모 난민 행렬이 이어질까 우려되고 있다. 미군 철수를 시작한 지 4개월여 만에 ‘과도 정부’가 탄생했으며, 그간 곳곳에서 크고 작은 폭탄 테러와 사원 공격 등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9ㆍ11테러 사태 20주년을 앞두고,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 철수에 본격 돌입하면서 탈레반이 세력을 확장해 나라 곳곳을 점령했다. 아프간 정부는 즉시 항복했고,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도 국외로 도주했다. 탈레반 측이 “주민과 외교 사절의 안전을 지원할 것을 모두에게 보장한다”면서 “모든 아프간 인사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지역 안보에 큰 위협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군은 지난 20년 동안 아프간 정부군을 정비하고 훈련해왔다. 미군과 영국군은 아프간 정부군을 강력하게 만들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불과 며칠 만에 탈레반 병력에 함락되면서 국민 안전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다. 20년간 미국이 아프간 국가 안보에 투입한 금액은 1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군 철수로 순식간에 탈레반 세력에 힘없이 무너진 모습이다. 사실상 아프간 재건이 실패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탈레반 조직 규모는 파악이 쉽지 않다. 미군 측은 탈레반 핵심 대원들이 약 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각지에 퍼진 탈레반 지지자들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수십 만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이들은 남부와 북서 지역 등을 장악하면서 국경 통과 지점과 검문소 등을 장악하며 돈을 갈취해왔다. 아울러 주요 정부 인사나 인권 운동가, 언론인을 사살하는 등 야금야금 국가를 잠식해가는 말살 정책을 오랫동안 펼쳐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미국 정부가 아프간 난민 수만 명을 제3국에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얼마 남지 않은 아프간 정부군 대원들도 뿔뿔이 흩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안전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선교활동을 해오던 선교사들도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탈리아 출신 선교사 주세페 모레티 신부는 “그간 해오던 일이 남아있는 데다, 과거 두려움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길 바랄 뿐”이라며 “당장 미래가 또 걱정된다”고 아시아가톨릭연합통신(ucanews)을 통해 밝혔다.

모레티 신부는 특히 “최근 몇 달 동안 여성과 어린이 등 국가 발전에 협력한 많은 이가 살해당했다”면서 폭력이 더욱 급증할 것을 우려했다. 아프가니스탄 내 이슬람교 신자 수는 3700만 명에 이르는데, 모레티 신부를 비롯한 선교사들은 카불 등지에서 주로 자선활동에 힘써왔다.

조반니 스칼레즈 신부는 “아프가니스탄에 사는 그리스도인은 1000명도 채 되지 않는다”면서 “카불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단체에서 활동해오고 있는데, 20년 동안 우리가 세워온 자유를 한순간에 무너뜨리진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탈레반의 장악으로 국민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지만, 소수의 선교사와 가톨릭 자선단체는 봉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주일 삼종기도 후 연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한 우려에 저도 동참한다”면서 “온갖 무기들의 아우성이 그치고, 대화의 테이블에서 해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모두가 주님께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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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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