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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주교회의, 대선으로 극화된 사회 분열에 우려

마크롱 대통령 연임 성공했지만 진영 간 배척 심각... 극우 유권자가 신부와 수녀에 흉기 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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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선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 에릭 드 물랭 대주교가 대통령 선거로 인해 더 심해진 사회 분열에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4월 24일 결선 투표가 치러진 대선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후보를 제치고 연임에 성공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선거운동 기간에 신부와 수녀가 흉기에 찔리는 폭력 사태까지 빚어졌을 정도로 사회 분열과 진영 간 배척이 극에 달했다.
 

물랭 대주교는 “이번 대선에서 날로 심각해지는 사회적 파열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프랑스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분열’보다 강도가 센 ‘파열(rupture)’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선거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은 르펜과 모험에 나서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국민연합(RN)의 르펜 후보는 이번에 세금 감면, 유럽연합(EU) 탈퇴, 불법 이민자 추방, 이슬람 여성의 히잡 착용 금지 등의 공약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했다. 하나같이 보수층과 극우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공약이다.
 

프랑스도 정치 불신과 사회 분열이 심각하다. 서유럽 국가 중 유달리 무슬림 이민자(8.8)가 많다. 빈부 격차와 인종 갈등이 종종 과격 시위로 표출된다. 르펜 후보의 공약은 사회의 이런 ‘약한 부분’을 공략하는 것들이었다. 이 때문에 분열과 갈등은 더 깊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선거 양상과 유사한 면이 있다.
 

그렇다고 유권자들이 중도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은 아니다. 마크롱은 사회 분열을 봉합하는 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만한 엘리트’ 이미지가 강하다. 마크롱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은 “마크롱이 좋아서가 아니라 르펜이 싫어서”라고 말한다.  
 

물랭 대주교는 “지금 필요한 것은 신분과 종교를 초월해 국민들 마음을 모으는 통합 프로젝트”라며 “어려운 일이지만, 어렵기 때문에 정치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을 부의 분배와 생태적ㆍ사회적 위기의 관점으로 본다”며 “어느 한 시스템이 한계에 도달했다면 새로운 (사회적) 시스템을 창출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도 당선 수락 연설에서 “많은 사람이 극우에 투표하게끔 만든 분노와 여론 분열에 대한 해결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4일 니스교구의 한 성당에서 폴란드 출신 사제와 72세 수녀가 괴한이 휘두른 칼에 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신착란 증세가 있는 괴한은 경찰 진술에서 “오늘 재선되는 마크롱 대통령을 죽이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니스교구는 “가슴 부위를 찔린 신부와 맨손으로 용감하게 괴한을 저지하다 다친 수녀 모두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은 아니다”며 교구민들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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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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