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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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당뇨 합병증에 치아 잃고, 유일한 가족은 반려견뿐

낙상 사고로 한쪽 청력·시력도 잃어철물점 벌이는 월세 내기에 빠듯해 수감 시절 가족과 단절, 기댈곳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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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만성씨가 유일한 가족인 반려견 까미를 안고 미소 짓고 있다.

 

 


10년째 철물점을 운영하는 장만성(로마노, 56)씨는 오늘도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대며 힘겹게 손님을 맞는다. 낙상으로 왼쪽 청력과 시력을 잃고, 만성 어지럼증에 시달리는 탓이다. 본당 교우 부탁으로 그 집 정원을 정리할 때 일이었다. 1m 높이 담벼락에 올라가 전기톱으로 나뭇가지를 자르려는 순간 발을 헛디뎠다. 떨어지며 정원 바위에 머리를 부딪쳤고, 정신을 잃었다. 사흘 만에 깨어난 그는 귀에서 나오는 피를 보고 다시 기절할 뻔했다.

연달아 나쁜 소식이 그를 덮쳤다. 검사 결과 당뇨 진단을 받았다. 그 후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지만, 혈당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저혈당 쇼크에 자주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합병증으로 치아까지 심하게 손상됐다. 마지막 어금니는 얼마 전 부러졌고, 아래 앞니 2개는 심하게 흔들려 잡아당기면 쑥 뽑힐 상태다. 도저히 뭘 씹으려야 씹을 수가 없다. 영양 보충이 안 되다 보니 당뇨병 증상이 나날이 악화하는 상황이다. 4개월 내내 반찬도 없이 미음이나 죽만 먹고 살았다. 그마저도 생활고 탓에 하루 두 끼만 챙겨 먹었다.

병원에서는 치아 치료를 하고 임플란트를 심으려면 2000만 원은 족히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장씨는 무일푼 신세다. 못도 마트에서 사는 판에 작고 낡은 철물점은 손님도 일도 없다. 최근에는 합병증으로 왼쪽 발바닥 피부가 괴사했다. 서 있기도 힘든 지경이라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나마 번 돈으로는 철물점에 딸린 단칸방 월세 내기 급급하다. 이런 그를 도울 가족이나 친지는 없다. 부모는 일찍이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 부고는 멸치잡이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갔을 적에, 아버지 부고는 미성년자를 고용해 교도소에 갇힌 때 들었어요. 아버지는 제가 감옥에 간 충격 때문에 돌아가셨어요.” 장씨는 두 분 임종을 모두 못 지킨 사실이 그저 한스럽다.

수감 생활 5년은 이혼 후 홀로 기르던 딸과도 생이별을 겪게 했다. 딸을 돌봐주기로 한 누나가 자기도 힘들다며 아이를 전 부인에게 보낸 탓이다. 하지만 전 부인도 양육을 거부했고, 10대였던 딸은 홀로 대구로 향했다. 장씨가 알고 있는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지금쯤 30대 중반이 됐을 딸이 잘살고 있는지, 결혼은 했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매일 밤 부모와 딸을 위해 기도한 뒤 눈물로 베갯잇을 적실 따름이다.

이런 그를 지탱해주는 기둥은 신앙 그리고 유일한 가족이자 벗인 반려견 ‘까미’다. 주인에 대한 사랑과 충성심이 남다른 데다 머리까지 좋은 까미는 TV에도 여러 번 나왔다. 장씨는 그런 까미가 고맙고 기특하다. 한편으로 겁도 난다. “까미마저 죽으면 저는 완전히 혼자잖아요. 너무 무섭죠. 그래도 살아야 하는데…. 우선 제 이부터 고쳐야겠죠.” 까미를 품에 안은 장씨가 몇 개 남지 않은 치아를 드러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후견인 /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사회사업팀 팀장 김은영 수녀

 

 

 

 

 
▲ 김은영 수녀

 

 


경제적 어려움으로 적정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여 만성질환이 악화하고 치아가 모두 소실되어 식사 등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운 환자입니다. 환자가 치료를 통해 건강한 삶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장만성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7일부터 13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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