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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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치매 노모와 출생신고도 못한 딸 돌보는 미혼부

노모 병세 악화돼 일 관두고 보살펴6살 딸, 제대로 된 정부 지원 못받고호흡기 수술 해야 하는데 엄두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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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연이의 재롱을 보고 있는 송창민씨와 노모, 두 사람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가정 요양보호사로 이틀 일해서 받는 15~16만 원 말고는 수입이 없죠. 그거하고 어머니가 받는 기초연금 30만 원으로 생활하는 거죠. 시에서 나오는 보육료 10만 원으로는 가연(6)이 체육관 보내고요.”

경기도 이천에 사는 가연이 아빠 송창민(48)씨는 집 인근 병원의 주차관리 일을 하며 월 150만 원 정도의 수입으로 근근이 노모와 딸을 부양해왔지만, 지난해 8월 일을 그만뒀다. 치매를 앓고 있는 84살 노모가 손녀를 데리고 집을 나가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노모가 길을 잃어버린 게 벌써 세 번째다. 일을 그만두고 어머니와 딸을 돌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송씨의 살림살이는 급격히 악화됐다. 한 달 수입은 55만 원. 가연이 보육료 10만 원을 빼고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치매를 앓는 노모와 딸을 돌보면서 일하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지만,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송씨가 작년 8월까지 직업이 있었기에 기초생활수급대상도 아니다.

가연이는 태어나면서부터 큰 아픔을 겪었다. 육삭둥이로 태어나 자가 호흡이 어려워 큰 수술을 받았고, 등 왼쪽 날갯죽지 부근에는 10㎝에 달하는 흉터가 남았다. 더구나 출생신고를 못 해 서류상에는 없는 아이다. 이런 가연이를 두고 엄마는 몇 년 전 집을 나갔다. 송씨가 어쩌다 가연이 엄마와 통화가 돼도 출생신고를 해주겠다고 말만 할 뿐이다. 친자 신고를 위해 유전자검사만이라도 해달라고 해도 갖은 핑계를 대며 피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연이는 다른 아이들이 받는 제대로 된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정부에서 부여한 사회복지 전산관리번호(임시복지번호)를 근거로 보육료 등 최소한의 지원만 있을 뿐이다. 정부에서 의료비와 기초생활비를 지급한다고 했지만, 현장의 사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가연이는 2년 후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한다. 하지만 가연이처럼 관리번호만 있는 아이는 취학통지서조차 나오지 않는다. 송씨는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집 안 거실 벽에는 가연이에게 한글과 숫자를 가르치기 위한 커다란 유아 학습포스터가 붙어 있다. 한글과 숫자를 곧잘 읽는 딸이 대견스럽지만, 아이는 커 가는데 나라와 사회에서 버림받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더욱이 어릴 때 호흡을 위해 받은 수술을 한 차례 더 받아야 하기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이가 커가고 어머니도 연로해서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송씨에게는 꿈이 있다. “미혼부들을 좀 더 따뜻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세계사이버대학교에 원서를 넣어서 합격했고 앞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을 딸 계획입니다. 땅을 사고 집을 지어 저와 같은 아픔을 겪는 미혼부들을 위한 시설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후견인/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장 김창해 신부

▲ 김창해 신부



국가와 사회로부터 제대로 된 관심과 지원도 받지 못한 채 6살 가연이를 키워야 하는 미혼부로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겨울까요? 더구나 치매 어머니까지 돌보며 살아가고 있는 가연이 아빠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힘이 되어주세요.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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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민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8일부터 3월 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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