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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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엄마 가장, 박봉에 월세·이자 내면 학비·생계 힘들어

3년 전 남편 돌연사로 빚까지 안아...조리사로 일하며 힘겹게 남매 키워... 미래 안 보여… 주거라도 안정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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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 보스코 성상 앞에서 기도하고 있는 최 유스티나씨.



봄을 시샘하는 듯 차가운 바람이 부는 4월 중순 금요일 저녁, 직장에서 퇴근한 최 유스티나(52)씨가 피곤한 표정으로 서울 도림동성당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은 최씨에게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최씨는 갑자기 얼굴을 돌리고 눈물을 훔치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최씨 남편은 3년 전 잠을 자다가 돌연사했다. 남편은 새 사업을 준비하며 생긴 스트레스로 갑자기 숨을 거둔 것이다. 남편의 허망한 죽음은 최씨에게 큰 정신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거기에다 남편이 사업을 준비하면서 생긴 빚까지 고스란히 최씨 앞으로 남았다. 큰 아이는 중학교 3학년, 둘째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가정주부에서 갑자기 가장이 된 최씨는 모든 걸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했다.

다행히 수녀님의 소개로 살레시오수녀회에서 운영하는 한 유치원에 조리사로 취직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200만 원 남짓한 월급으로 두 아이를 키우기는 벅찼다. 생활비와 학원비, 남편이 사업을 준비하면서 남겨놓은 빚에다 월세 40만 원까지 내고 나면 허리띠를 아무리 졸라매도 매달 살아가기가 벅찼다. 올해 대학을 간 딸 보나의 입학금은 이곳저곳에서 돈을 끌어와 내줬지만, 더 이상 학비를 대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다행스럽게도 보나는 주말에는 아르바이트하며 학비와 용돈을 벌고 있다. 하지만 둘째 안드레아는 학비가 들어가는 자사고에 올해 진학했다. 안드레아는 주말마다 성당에서 복사를 서는 착한 아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안드레아가 신부님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많다.

최씨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주거가 좀 더 안정됐으면 하는 것이다.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가 40만 원, 200만 원 남짓한 소득으로는 월세 내기도 쉽지 않다. 최씨가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아니지만, 지금의 힘겨운 상황을 얼마나 더 견뎌야 가족에게 행복이 찾아올지 알 수 없기에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최씨는 자신보다 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며 도움을 받는 걸 극구 사양했다. 손목에 감긴 밴드가 눈에 들어놔서 왜 밴드를 감았느냐고 물었다. “주방 일하다 보니 아무래도 손목 쓰는 일이 많아 손목이 자주 아픕니다.”

취재를 마친 이틀 후 전화가 왔다.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는데 제가 도움을 받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 양보하겠습니다.” 그런 최씨를 설득하는 건 어려웠다.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번에 받으면 다시 일어나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 됩니다.” 그러자 최씨가 담담히 말했다. “그렇다면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아이들을 잘 키우겠습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후견인: 이연희 (베네란다, 서울 도림동본당 여성총구역장)

▲ 이연희 여성총구역장



유스티나 자매는 성당에서 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달 번 돈으로 월세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 한 달 앞도 모르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애들은 커가고 학비도 들어가는데 얼마나 불안해요. 주거 문제가 좀 더 안정됐으면 좋겠습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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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454-000383-13-102





※최 유스티나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일부터 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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