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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칼날 같은 통증보다 더 아픈 건 아무도 없다는 것

일찍 부모 잃고 홀로 열심히 살았지만6년 전 강직성 척추염 진단, 고통 시작극단적 생각도… 치료비 감당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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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지은씨의 대모이자 후견인인 최은주씨(왼쪽)가 권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부천시 송내동의 월세 13만 원짜리 임대주택에 혼자 사는 권지은(스텔라, 38)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구급차를 부를 수밖에 없는 신세다. 많게는 한 달에 12번 넘게 부른다. ‘강직성 척추염’과 ‘섬유 근육통’이라는 두 희귀병 때문에 6년째 암흑 같은 삶을 견뎌내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생기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만성 질환이다. 섬유 근육통이 더해진 강직성 척추염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미세한 자극도 통증으로 느껴진다. 증상이 심하면 통증의 감옥에 갇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한 채 심호흡도 힘들다. 발작과 기절로 이어지기도 한다. 더 무서운 것은 관절이 뻣뻣해지고 굳어간다는 사실이다.

통증의 고통은 그에게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게 했다. 경제적으로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우울증이 깊어진 그는 지난해 문을 걸어 잠그고 연탄불을 피웠다. “칼로 동맥을 끊으려는데 경찰과 구급대원들이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왔어요. 멀리 사는 친구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 친구가 경찰에 신고했더라고요.” 중환자실에 입원해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권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다. 부모 형제가 없다. 권씨가 6살 때부터 만성 신부전증을 앓았던 어머니는 14살 된 딸을 홀로 남겨 두고 눈을 감았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간호하다가 혼자가 됐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으로 아픈 어머니를 자주 때렸고, 정신병원을 들락거렸다. 오래전 왕래가 끊겼던 아버지는 그가 21살 때 세상을 떠났다. 그는 철저하게 세상에 홀로 남았지만 친척들은 모두 등을 돌렸다. 정부 지원을 받으며 홀로 밥을 차려 먹으며 중고등학생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생 때에는 야간자율학습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을 다녔지만 끼니는 대부분 삼각김밥으로 때웠다. 보일러 작동법을 모를 정도로 겨울에는 전기장판 하나로 살았다.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2015년 강직성 척추염을 진단받고 그만뒀다. 오랫동안 통증 진통제를 복용하다 보니 위가 쓰려 음식물을 못 넘긴다. 죽 몇 숟가락만 간신히 밀어 넣는다. 몸무게는 40kg이 채 안 나간다. 지난해에는 복막염으로 장폐색이 와 눈물을 머금고 홀로 수술대에 올랐다.

지금까지 직장생활 하며 번 돈은 바닥이 났다. 정부에서 매달 65만 원을 지원해준다. 일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에 홀로 비급여 진료비와 약값에 주사, 재활치료비까지 이제는 감당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그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이 세상에 혼자라는 생각이다. 마약성 진통제는 잠시 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지만, 구토와 어지러움의 부작용은 그가 감당해야 할 또 다른 몫이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후견인- 최은주 (루치아, 인천교구 심곡본동 선교분과)

 

 

 

 

 
▲ 최은주씨

 

 


어린 나이에 세상에 홀로 남겨져 악착같이 살아왔는데, 통증의 고통으로 일상생활과 생계유지가 어렵습니다. 권지은씨에게 삶의 희망을 선물해주세요.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권지은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9일부터 1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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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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