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한국화가 김창례 화백, 직접 그린 손수건 1만 장 본당 신자 등 이웃에 선물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주는 것이 즐거워요. 하느님께서도 넘치게 다 주셨잖아요. 내 이웃을 예수님이라고 생각하고 서로 돕고 살면 세상이 더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한국화가 김창례(루치아·인천 옥련동본당) 화백의 삶을 두 단어로 압축하면 ‘나눔’과 ‘봉사’다. 특히 그는 수십 년 동안 나라의 손길이 닿지 않는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며 살아왔다.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사고로 비명횡사를 당한 이웃 소년의 빈소를 유족 대신 지킨 것을 시작으로 미인가 양로원, 나홀로 어르신 등 다양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도와 왔는데, 특히 가장이 다쳐 일을 못 하게 된 가정과 인연을 맺어 오래도록 생활비를 대 주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가정을 돕기 위해 김 화백은 양복 안감을 꿰매는 부업을 해 그 돈을 모아 전달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지금은 코로나19로 잠시 멈췄지만 지인들과 각자의 세례명 첫 글자를 딴 성 카비루스 봉사단을 조직해 전국 노인정과 양로원을 돌며 미용 봉사와 색소폰, 경기 민요 공연을 다니기도 했다.

본당 봉사에도 앞장서 1980년 막내를 등에 업고 구역 반장을 시작한 이후로 자모회 회장, 레지오마리애 서기·회계, 부천 소사동본당 노인대학 주임교수, 구역장 등을 거쳐 지금은 본당 사목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자신감도 없고 아는 것도 없지만 할 수 있으니까 하느님이 주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주어진 일에 늘 순명했다고.

사실 그의 인생에도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6남매 맏며느리로서 시집살이와 가난도 겪었고, 어린 자식을 잃는 아픔도 있었다. 하지만 “기뻐도 웃고, 슬퍼도 웃었다”는 김 화백은 “‘포기는 없다! 하면 된다!’는 믿음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오직 주님만을 믿고 따랐더니 이렇게 꽃밭에서 살게 됐네요. 주님 나라에 가면 더 기쁘게 살겠죠”라고 말하며 또 웃었다.

지난해 12월 24일 세례 50주년을 맞아 김 화백은 대형 나눔을 계획했다. 한국미술협회 문인화 초대작가인 그가 손수 그린 문인화 3점을 담은 손수건 1만 장을 제작해 본당 신자들을 비롯한 여러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수건을 택한 이유는 추울 때 목에 두르면 스카프가 되고, 더울 때는 땀을 닦을 수 있고, 걸어놓으면 그림이 되는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남들 다 하는 환갑, 칠순잔치도 하지 않은 대신 비용을 보태 수건을 제작했다.

각각의 그림에도 의미가 담겨 있다. 성모님께 드리는 장미꽃, 풍성한 열매를 의미하는 포도, 노력을 해야 얻을 수 있다는 뜻을 담은 감 따는 소년을 그렸다.

김 화백은 나눔 못지않게 선교에도 열심이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신앙을 실천했기에 그의 모습에 감화된 이들이 많아 53명을 입교시켰고, 100명이 넘는 대자녀를 두었다.

“마음을 먼저 열고 다가가면 됩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누구에게나 선함이 있거든요.” 그가 밝힌 선교의 비결이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1-02-2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19

잠언 15장 9절
악인의 길은 주님께서 역겨워하시고 의로움을 추구하는 이는 주님께서 사랑하신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