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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약속 지키려” 43년간 621회 헌혈한 임종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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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 받은 것을 돌려드리며 사는 것, 그것이 제겐 헌혈이었습니다.”

621회. 임종근(스테파노·63·수원교구 연성본당)씨가 43년간 했던 헌혈 횟수다. 21살 때 시작해 2주에 한 번,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임씨가 헌혈을 했던 이유는 하느님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공장에 다녀야 했기에 세상에 대한 반감을 갖고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너무 힘들어 성당을 찾았고, 그곳에서 만난 수녀님이 ‘형제님은 이렇게 건강하신 것만으로도 복을 받으신 거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러고 나서 성당을 나섰는데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손수레를 끌고 오르막을 오르는 모습을 보게 됐죠. 그때 생각했어요. ‘하느님께서 내게도 주신 것이 있구나, 건강한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얼마 뒤 임씨는 성당에서 예비신자 교리를 받기 시작했고 세례를 받는 날 약속했다. “하느님, 2주에 한 번 헌혈을 하겠습니다.”

헌혈이 거창한 약속은 아니었지만, 40여 년 동안 잊지 않고 지키는 것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저는 헌혈이 하느님께 붓는 적금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해진 날짜에 입금하듯 약속한 날짜에 반드시 헌혈을 한 거죠. 남보다 제가 조금 더 갖고 있는 것은 당연히 나눠야 된다고 생각했고, 제가 가진 것이 건강이기에 그것을 나눴죠.”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임씨의 노력은 계속됐다. 헌혈을 오래 할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한 것. 1㎞로 시작한 달리기는 20여 년 만에 250㎞로 거리가 늘어났다. 아프리카, 중국, 칠레, 남극 4대륙 250㎞ 마라톤을 완주한 한국인 14명 중에 임씨도 이름을 올렸다. 그가 남극마라톤을 완주한 나이는 60세였다.

“춥고 더운 극한의 상황에서 뛰다 보면 하느님께서 마음속에 와 계심을 느끼곤 합니다. 몸은 너무 힘들지만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하기에 열심히 뛰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기 위해 시작한 헌혈 덕분에 더욱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됐다는 임씨. 그는 “하느님을 알지 못했다면 편하고 쉬운 길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며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43년을 노력한 덕분에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으로 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임씨의 여정은 계속된다. 임씨는 “법적으로 헌혈을 할 수 있는 만 70세까지 헌혈을 하면 770번이 된다”며 “그때까지 건강한 몸과 정신을 유지하면서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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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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