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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용지 책 펴내는 성서와함께 편집인 배준희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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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책을 만드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고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올해부터 모든 책의 내지에 친환경 용지인 FSC 인증 종이를 사용하고 있는 성서와함께 편집인 배준희 수녀(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는 책 제작뿐 아니라 우리 삶을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영리단체인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Forest Stewardship Council)가 부여하는 FSC 인증 종이는 난개발, 불법개간, 불법 벌목, 무분별한 벌목을 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된 나무로 생산된 것을 말한다. 출판사 편집인 이전에 수도자로서 책 제작 과정의 친환경적인 전환을 고민했던 배준희 수녀는 직원들과 논의 끝에 지난해 말, 모든 책에 대한 FSC 인증 종이 사용을 결정했다.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비용이 비싸거나 인증 받은 종이는 물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저희가 작은 출판사이기 때문에 먼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총원장 수녀님께서도 흔쾌히 동의를 해주셨고 인쇄소 등 저희의 선택에 동행해주시는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죠.”

하지만 기존에 해왔던 책 제작 방식을 모두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종이뿐 아니라 콩기름 잉크 사용을 고려했으나 할 수 있다고 나서는 인쇄소가 없었고, 표지에 코팅 없이 FSC 인증 종이를 사용하자 잉크가 묻어나 책을 회수하는 일도 발생했다.

“표지에 FSC 인증 종이를 쓰면서 코팅이나 에폭시 등 후가공을 안 하려니 잉크가 번지는 문제가 생겼고, 둘 중에 덜 유해한 쪽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내지만 FSC 인증 종이를 쓰되 표지는 후가공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결정했고, 이렇듯 완벽하진 않더라도 하나씩 바꿔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후가공이 없기에 표지의 색은 진하지 않아야 했고, 화려한 장식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책을 선택하는 데 있어 표지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기에 이러한 변화가 위기감을 불러오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저희 책의 주 독자층은 성경공부를 하시는 분들이에요. 성경을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창조질서를 접하고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기에 저희 책의 변화를 큰 저항 없이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책을 내고자 하시는 저자들도 저희의 이런 변화를 응원하며 흔쾌히 따라주고 계십니다.”

이전보다 책을 만드는데 수고와 비용이 가중되는 상황에도 지구환경을 위해 지금의 노력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하는 배준희 수녀는 “환경으로 인해 생기는 난민이 확산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경고는 나와 결코 무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수고와 비용은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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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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