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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영원한 생명

장봉화(율리오, 광주대교구 화정3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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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도 않았는데 호박씨 하나가 싹을 텄다

고향집 텃밭에 아버지가 구덩이 파고 심은 호박이

우리 집 화단에서 싹이 튼 모양이다

울타리를 기어올라 초가지붕을 덮었던 줄기가

이번에 포도나무 가지를 타고 올라 포도덕장을 누빈다

목마르다 하면 비를 내려주시고

갑갑하다면 바람으로 흔들어주며

어둡지 않게 햇빛을 비춰주시네

비는 자신의 물을 마시지 않고

태양은 스스로를 비치지 않으며

꽃은 자신을 위해 향기를 퍼뜨리지 않고

호박은 자신의 열매를 먹지 않지요

자연은 남을 위해 사는 것

하느님의 마음이다    

자고나니 손주들이 샛노란 호박꽃이 되어 방긋방긋 웃는다

벌들이 찾아와서 춤을 추며 노래하고

나팔꽃이 나팔 불면 맨드라미 벼슬 들어올리고     

엉겅퀴와 맥문동이 장단 맞춘다  

언젠가 애호박이 열리고 몰라보게 자라난다

어머니가 나타나서

‘애야 밥은 먹었니? 애호박 찌개 끓여놓았다

가을엔 호박떡을 해주마’

호박 넝쿨은 멀리멀리 뻗어간다

꽃피우고 열매 맺어 씨앗을 잉태한다

물방울이 모여서 강을 이루어 천년만년 흘러가듯

에덴동산에서 영원한 생명을 이어가리라



※독자마당 원고를 기다립니다. 원고지 5매 분량입니다. pbc21@cpbc.co.kr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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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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