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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주교에게 듣는 신앙과 경제] (149) 프란치스코 교황의 초대

교황의 삶과 영성 배우자
그리스도의 교회다운 끊임없는 쇄신 열망 일깨워
이웃 종교·비신자들까지 교황 방한에 큰 기대감
시대징표 읽을 수 있는 깨어있는 자세 절실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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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아시아 청년대회와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식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합니다.

지난 1984년과 1989년에 두 차례 있었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방한 때와 마찬가지로 가톨릭교회는 물론이고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스도인들뿐 아니라 이웃종교인들은 물론 비신자들까지 교황의 방한에 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종교로 특징지어지는 우리 사회에서 종교와 신앙을 떠나 이처럼 많은 이들이 한마음으로 교황의 방한을 환영하는 모습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품게 합니다.

교황 방한을 그저 일회적인 행사나 국가적인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고 넘겨버린다면, 깨닫지 못하는 사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수많은 은총의 기회를 아깝게 놓쳐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교황의 방한이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던져주는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깨어있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나 절실하다고 하겠습니다.

교황 방한을 앞두고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바람들 가운데 신앙인들이 유의해서 볼 만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 안팎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교황의 정신과 가르침을 배우고 익히려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교황의 삶과 영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교황 방한이 한국교회가 거듭나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보다는 자칫 외형적 행사나 이벤트로 끝나기 쉽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이 때문에 각 교구들은 물론이고 전국의 각 본당과 기관·단체들을 중심으로 교황의 정신이 잘 녹아있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을 익히기 위한 교육과 공부에 대한 열기가 뜨거울 정도입니다.

나아가 개신교를 비롯한 이웃종교들과 비신자들 사이에서도 「복음의 기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들도 적잖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복음의 기쁨」은 마르크스주의자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복음의 기쁨」에서 자본주의의 탐욕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특히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아래로 분배가 이뤄진다는 ‘낙수 효과’에 대해 “경제권을 쥐고 있는 이들의 선의와, 지배적인 경제 제도의 신성시된 운용 방식을 무턱대고 순진하게 믿는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을 다룬 제4장을 비롯해 「복음의 기쁨」은 많은 부분에서 그리스도인들의 대사회적인 인식과 실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교황에게 쏟아지는 부정적인 여론들에 소방수로 나선 이들 가운데 많은 수가 보수적이라는 평을 듣던 서구 언론이라는 점입니다. 그들은 “극단적 자본주의의 확산은 빈곤에 시달리는 많은 이를 외면하게 한다”(요한 바오로 2세), “재물이 지배하는 국제적 제국주의는 아무도 자본가들에게 대항할 수 없는 사회를 만들었다”(비오 11세) 등 전임 교황들의 말을 인용하며 물질만능주의 비판은 소외된 이들을 배려하는 가톨릭교회의 기본 정신일 뿐이라고 대변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과연 교회는 그리스도의 교회다웠는가?’를 끊임없이 자문하게 하며, ‘쇄신’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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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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