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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친구 같은 하느님(김상수, 요셉, 야구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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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운동을 어린 나이에 시작했기 때문에 이렇다 할 본당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주일 미사만 드리고 주일학교는 가지 못했습니다. 본당에서 운영하는 신앙 캠프나 수련회 같은 행사 역시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삶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그 외 일들은 경험할 기회가 별로 없던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아쉽습니다. 게다가 20살 이후에는 시합과 훈련 때문에 그나마 봉헌하던 주일 미사조차도 제대로 드리기 어려울 때가 많았습니다.

아마 하느님께서는 이랬던 저를 할아버지, 할머니를 통해 당신께로 이끌어주셨던 것 같습니다. 어릴 적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매일 가족들과 함께 기도를 바치며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 기도로 마무리하던 집안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신앙심이 매우 깊으셨는데, 할아버지께서는 몸이 불편하셔서 휠체어 생활을 오래 하셨는데도 기회가 될 때마다 새벽 미사에 열심히 가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할머니께서도 성당에 다니시며 봉사를 많이 하셨는데 그런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면서 하느님과 신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 첫 영성체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는 이미 운동을 시작한 이후였기 때문에 교리 시간에 참석하는 것이 참 힘들었습니다. 운동하면서 일부러 시간을 내 성당에 간다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첫 영성체를 하는 순간 몹시 기뻤습니다. ‘힘들었지만, 잘했구나!’ 하면서 스스로 대견해 했죠. 특히, 첫 영성체 때 성체를 성혈에 찍어서 ‘양형 영성체’를 했던 것이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첫 영성체를 하기 전에는 어른들만 하던 영성체가 부러웠고, 성체는 어떤 맛인지 궁금했는데, 성체를 영하고 나니 ‘어른들처럼 나도 이제 예수님 몸을 모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신기하고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보면, 하느님은 제게 늘 친구 같은 분이셨습니다. 제가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제 옆에 계신다고 느꼈고, 부모님께도 말씀드리지 못하던 일도 하느님께는 말씀드릴 수 있었습니다. 일방적으로 저 혼자 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셨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어려운 것을 하느님께 말씀드리다 보면 그 자체가 제게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가 되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런 하느님과 함께한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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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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