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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서 미사·성사에 집중하며… 선교는 씨뿌리기, 열매는 주님께서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지원 사제로 칠레서 선교하다 일시 귀국한 서울대교구 이현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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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레 선교 사제 이현규 신부는 일시 귀국했다 오는 5월 다시 선교지로 출국할 예정이다.



“사회복지 사업이나 활동 같은 외적인 부분보다는 신앙의 본질, 곧 미사나 성사, 기도 등에 더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지난 4년간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지원 사제로 칠레 최북단 항구도시 이키케 예수성심본당에서 선교하다가 일시 귀국한 선교사 이현규(서울대교구) 신부는 “미사를 통해 신자들이 하느님을 더 깊이 만날 수 있게 하려 한다”며 “그것이 미사 참여률 1대로 떨어진 칠레 교회에서 선교사로서 제가 할 일인 것 같다”고 말문을 뗐다. 또 “무너져가는 교회를 살릴 특별한 해답은 없지만, 주일 미사에 나오는 1의 신자들과 함께 있어 주는 것, 또 그들만이라도 성사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신앙의 기쁨을 느끼며 기도생활을 할 수 있게 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덧붙였다.



코로나로 6개월 전면봉쇄

코로나19로 선교지 상황은 어떤지 궁금해하자 이 신부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전 주민 외출이 금지되는 전면봉쇄 속에서 일주일에 두 번, 1회에 3시간씩만 ‘인터넷 경찰청’에서 외출 허가를 받아 시장이나 병원에 다녀오는 상황을 견디며 양떼를 돌봐야 했다”면서 “그때는 온라인, 특히 줌으로 전례나 회의를 하고 방문은 장례나 병자성사만 겨우 했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이 신부의 선교지는 인구 13∼14만 명쯤 되는 이키케의 위성도시 알토 오스피시오다. 그곳에 있는 3개 본당 14개 공동체 중 예수성심본당과 인근 공소 4곳 등 5개 공동체를 사목하는데, 미사 전례와 성사, 사회복지 활동, 신자 재교육 등 일반 본당 사목과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콩 요리나 스파게티, 볶음밥, 빵 등을 나누는 무료 급식활동 이용자는 어린이가 대부분이지만, 인근 볼리비아나 페루,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온 불법체류자들도 이용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급식은 매주 인근 해군부대 군인 가족회에서 음식과 학용품, 생필품을 지원하기에 재정적으로 독립돼 있다고 한다.



사업보다 사목에 중점

이 신부는 이어 “사업에 초점을 맞추긴 하지만, 사업보다는 사목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며 “조심스럽지만, 저로서 선교는 사목이라고 답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업 같은 경우 예산이 적으면 적은 대로 그 한도에서 운영하고 외부 지원은 고맙긴 하지만 최대한 받지 않으려고 한다”며 “지원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특정한 사업이나 프로젝트보다는 지속적인 사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의중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이 신부는 “선교지에서만 4년을 보냈지만, 아직도 언어가 제일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음식은 해먹으면 되는데, 해도 해도 안 되는 게 언어인 것 같다”며 “아마도 하다가 안 하다가 하니까 그런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렇지만 “누군가 하느님 안에서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을 볼 때, 또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이 열심히 교리교육을 받는 걸 볼 때 보람을 많이 느낀다”며 “선교는 씨를 뿌리는 것이고 열매를 맺는 건 하느님이시니까, 열매를 맺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지 않고 씨만 뿌리겠다”고 다짐했다.

대신학교 때 3개월간 칠레 산티아고와 오소르노, 이티케 교구에서 선교 실습한 게 계기가 돼 보좌로 2년 6개월을 살고 곧바로 선교를 지원했다.

이 신부는 “골롬반회 지원 사제로 6년을 살기로 했으니까, 이제 2년 남았다”며 “2년 뒤에도 만약 교구 피데이 도눔(fidei donum, 신앙의 선물) 사제로 갈 수 있다면, 한 번 더 중남미에서 선교 사제로 살다가 돌아오고 싶다”고 희망했다. 오는 5월 출국 예정.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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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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