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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어버이의 눈물 /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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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래 얘기할 땐 눈을 마주보면서 얘기하는 사람이에요. 근데 아들을 잃곤 더 이상 사람 눈을 마주 보질 못하겠어요.”

경기도 평택시 안중 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선호씨 빈소에서 만난 이씨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추모미사 중에 연신 눈물을 삼켰다. 이씨의 부모는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를 남기고는 이내 자리를 떴다. 아들에게 일을 권유했던 아버지의 자책과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안타까움이 그 한 마디에서 너무나 크게 느껴졌다.

이씨의 안타까운 죽음은 몇 번의 보도들로 대중에 알려졌다. 이후 5월 14일 원청 ‘동방’측이 사과문을 발표하며 빠르게 마무리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진상 조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이 상황에서 대중들은 고인에 다시 무관심해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이씨 부모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모든 형제들」을 통해 우리에게 ‘날마다 우리들은 착한 사마리아인이 될지 아니면 멀찍이 지나쳐가는 무심한 행인이 될지 선택해야 합니다’(69항)라고 조언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어버이의 눈물에 담긴 한 젊은이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될지, 이를 지나치는 무심한 행인이 될지 선택할 때인 것은 아닐까.

‘예수님께서는 인간 정신의 가장 좋은 점을 믿으십니다. 그분께서는 이 비유를 통하여 우리가 사랑에 머무르도록, 고통받는 이들을 치유하고 명예로운 사회를 이룩하도록 독려하십니다.’(「모든 형제들」71항)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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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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