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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음] 사랑 넘치는 공동체 일궈왔던 목자, 춘천교구 김현준 신부 선종

천사닮기운동, 주보 속의 주보 등 아이디어 넘치는 열정적인 사목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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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준 신부



춘천교구 김현준(율리오, 성사사목) 신부가 7월 24일 선종했다. 향년 71세.
 

고인의 장례 미사는 7월 26일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김주영 주교 주례로 봉헌됐다. 신자들과 사랑 넘치는 공동체를 일궈왔던 고인의 갑작스러운 선종 소식에 사제단과 교구민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한 채 눈물로 사제를 떠나보냈다.
 

1951년 강원 주문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7년 사제품을 받고, 45년 동안 주님 따르는 삶을 살았다. 소양로ㆍ홍천본당 보좌를 시작으로 청평ㆍ간성ㆍ교동본당 주임을 거쳐 청호동본당 주임서리를 역임했으며, 교구 교육원 원장, 교구 사무처장 겸 사목국장을 맡으면서 교구와 본당 사목을 두루 돌봤다. 이후 죽림동주교좌ㆍ임당동ㆍ미원ㆍ가산ㆍ솔모루ㆍ소양로본당 주임을 끝으로 2020년 8월 성사사목사제로 지내왔다.
 

사제로 반세기에 이르는 삶을 지낸 김현준 신부는 아이디어 넘치는 열정적인 사목자였다. 가는 본당마다 새로운 사목 목표를 세워 신자들과 활기찬 공동체를 꾸렸다. ‘천사닮기운동’이란 이름을 붙여 신자들이 선행을 베풀고 일기를 쓰도록 이끌어 반향을 불렀고, 4단계 선교운동을 고안해 작은 본당에서 2년 사이 200여 명을 영세하도록 이끄는 등 새롭고 참신한 사목으로 결실을 이룬 사제였다.
 

‘주보 속의 주보’를 만들어 본당 소식과 교리를 전하는 데 힘썼고, 개인 휴대전화 번호도 주보에 공개하며 신자들과 어느 때고 소통했다. 식사를 하다 말고 들어오는 면담 요청에 응하느라 뒤늦게 찬밥으로 식사하던 모습도 많은 신자가 잘 아는 일화다. 김 신부가 정성껏 사목한 덕에 가는 본당마다 주일과 평일 미사 참여율은 높아졌다. 소공동체, 노인 사목, 선교 운동, 신심 단체 활성화, 교구 평협 지도 등 헌신한 사목 분야도 넓다.
 

본당 사목에서 물러나 성사사목사제로 2년여 지내는 동안에는 아흔을 훌쩍 넘긴 어머니와 단둘이 미사를 봉헌했다고 한다. 거기에 머물지 않고, 어머니가 복음 말씀을 어떻게 하면 잘 기억하실까 고민하던 끝에 매일 마음에 드는 단어를 하루 이름처럼 삼아 지내도록 효심으로 인도하는 아들이기도 했다.
 

홍기선(춘천교구 물치본당 주임) 신부는 장례 미사 강론에서 “어린 시절 무서워하던 동네 개들을 작은 돌멩이로 쫓아내는 돌팔매질을 하면서도 매일 미사에 빠지지 않았던 신부님은 그때부터 문제를 해결하며 묘안을 찾는 분이셨다”며 “늘 사목적 혜안을 갖고 고민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끝까지 그 열매를 확인하는 목자였다”고 추모했다.
 

교구장 김주영 주교는 “언제나 비상한 아이디어로 최선을 다해 자신을 헌신하며 하느님 백성과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내셨다”며 “주님께서 한평생을 열심히 사신 신부님을 조금 일찍 부르셨으니, 그분을 천상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시리라 굳게 믿는다”고 기도했다. 고인의 유해는 춘천교구 성직자 묘지에 안장됐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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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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