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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치 주간] 형제 교회 찾아가기-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을 찾아서

형제 교회에선 무릎 꿇고 양형 영성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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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정동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전경.

 
 
영화 「천일의 스캔들」에는 영국 국왕 헨리 8세가 이혼 문제 때문에 교황청과 대립하다 가톨릭교회에서 떨어져 나와 성공회를 세우는 이야기가 나온다. 성공회는 유럽 종교개혁 시절 영국에서 시작된 갈라진 교회다.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18~25일)을 맞아 8일 대한성공회 정동 서울주교좌성당을 찾았다.





서울주교좌성당 감사성찬례

오전 7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의 지하 성당인 요한 세례자 성당에서 감사성찬례 시작을 알리는 파이프오르간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울주교좌성당은 광화문 세종대로 빌딩 숲 안쪽 화려한 도시 분위기에서 한 발짝 벗어나 덕수궁 돌담길처럼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날 감사성찬례에는 신자 20여 명이 참례했다. 출근 전 시간을 하느님께 봉헌하려는 부지런한 젊은이들도 있었지만 50~70대가 대부분이다.

입당 성가와 함께 본당 보좌 이진식 신부가 붉은색 제의를 입고 입당했다. 가톨릭 교회력으로는 주님 공현 후 주간은 백색 제의를 입는데 적색 제의를 입어 의아해 하고 있던 차에 안내해 주던 정창진(요한, 70) 종신부제가 “오늘은 성공회 루치아노 성인 축일이어서 붉은색을 입었다”고 귀띔했다. 성공회는 가톨릭과 결별하기 이전 교회력만을 인정하고 있다. 가톨릭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교회력을 개정했다.

감사성찬례는 우리 미사처럼 말씀 전례와 설교(강론), 성찬 전례로 순으로 이어졌다. 성공회는 가톨릭 교회가 일곱 성사를 거행하고 지키는 것과 달리 세례와 성체성사만 성사로 인정한다. 나머지 견진ㆍ고해ㆍ성품ㆍ혼인ㆍ병자성사는 성사가 아닌 ‘예식’으로 간주한다. 성공회는 또 가톨릭과 달리 ‘양형 영성체’를 의무적으로 한다.

성체를 모시러 제단 앞에 나아간 신자들은 제대 앞에 무릎을 꿇고 정성껏 양형 영성체를 했다. 이는 가톨릭 교회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 지성소 앞에 무릎을 꿇고 성체를 입으로 영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전례 간소화로 인해 가톨릭 교회 에선 옛 예식이 보기 힘들어졌지만, 성공회에선 여전히 고수하고 있었다.

성공회는 공동번역 「성서」를 전례와 일상에서 사용한다. 공동번역 성경은 한국 교회 일치 운동의 기념비적 첫 작업으로 가톨릭과 개신교 성서학자들이 함께 번역해 1977년에 출간한 성서다. 이 공동번역 성서는 가톨릭과 정교회, 성공회, 일부 개신교단에서 사용해 왔다. 그러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성경 본문에 충실한 번역본을 2005년 간행해 한국 가톨릭 공용 「성경」으로 채택 사용하고 있다. 일치 운동의 금자탑인 공동 번역 성서를 성공회에서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한층 친밀하게 다가왔다.



서울주교좌성당과 그 주변

감사 성찬례를 마치고 유시경(대한성공회 교무원 총무국장) 신부와 정 부제의 안내로 성당과 주변을 둘러봤다. 일제강점기인 1926년 봉헌된 서울주교좌성당은 내년이면 90주년을 맞는다. 원래는 작은 규모의 성당이었으나 1993년 영국에서 대성당 설계도 원본을 찾게 돼 확장 공사에 들어가 1996년에 지금의 모습이 됐다. 이 성당은 현재 서울시 지정 유형문화재이다.

서울주교좌성당은 한옥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절충한 양식으로 건축미가 빼어날 뿐 아니라 ‘신앙의 토착화’를 중시하는 정신을 짙게 풍기고 있다. 주교관은 경운궁(덕수궁)의 소학원으로 쓰던 건물을 1920년에 매입해 그대로 옮겨와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대성당 제대 뒤에는 그리스도 모자이크화가 있다. 그리스도 모자이크 옆에는 ‘나는 세상의 빛이다’라는 라틴어 글귀(EGO SUM LUX MUNDI)가 있다. 아래에는 스테파노와 요한 사도, 성모 마리아, 이사야, 니콜라오 성화 모자이크가 있다.

지하 요한 세례자 성당 중앙 통로 바닥에는 이 성당 건축을 추진했던 성공회 3대 교구장 조마가(마크 트롤로프, 재임 1911~1930) 주교의 유해가 매장돼 있다.

성당 뒷마당에는 6ㆍ25전쟁 순교자 기념 조형물이 있다. 성공회 성직자 수도자들도 인민군이 자행한 ‘죽음의 행진’에서 순교자를 냈다는 점에서 같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동질감이 느껴졌다.

주교관 집무실에서 만난 서울교구장 김근상 주교는 “천주교 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지난해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 협의회’를 창립했고, 곧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아카데미가 열린다”며



가톨릭평화신문  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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