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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세례자 성 요한 수녀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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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도회는 나의 과업이 아니다. 나는 다만 하느님의 일꾼일 뿐이다. 이 과업은 내가 원한 것이 아니고, 바로 그분께서 원하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통해 이 일을 시작하셨으므로 모든 것은 그분께서 생각하실 것이다.”

세례자 성 요한 수녀회 설립자 성 알폰소 마리아 푸스코 신부의 이러한 부르심, 즉 하느님이 부르셨다는 성소는 수녀회의 정신이다. 수녀회는 이를 통해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무한한 신뢰심을 지니고 열의가 가득 찬 사도직, 바로 가난한 이들에게 기쁘게 헌신하는 활동을 펼치고 다시금 그 활동 안에서 수녀회의 정신을 인식해 나간다.

수녀회 영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나자렛 예수님과의 일치다. 그 일치의 영성은 수녀회 이름에 담긴 ‘세례자 성 요한’이라는 이름에서 드러난다. 복음서가 세례자 성 요한을 “주님의 길을 곧게 내라”는 말씀으로 표현했듯이 주님의 길을 마련해 나감으로써 나자렛 예수님과 내적으로 깊이 일치를 이루는 것이다.

수녀회 문장을 통해서도 이 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수녀회 문장은 악의 세력에서 보호됨을 상징한다. 또 방패 모양에서 나뉘는 붉은 색과 흰 색은 거룩한 요르단 강을 나타냄과 동시에 머리와 몸이 분리된 세례자 성 요한의 모습을 나타낸다. 그리고 십자가를 감고 있는 녹색 깃발에는 세례자 성 요한의 말인 “저기 하느님의 어린양이 오신다”는 문구를 담고 있다.

수녀회는 영성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설립자 푸스코 신부의 삶의 모범을 따른다. 푸스코 신부는 수녀회를 설립하면서 아무런 재정적 여건도 없는 가난한 가운데에서도 갈 곳 없는 고아들을 돌보며 생활했다. 푸스코 신부에게는 이 수도회가 하느님의 것이며, 가장 가난하고 작은 이들인 고아를 위해 활동하는 것이 나자렛 예수님의 길을 닦는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수녀회의 영성에 감화된 지원자들이 늘어나면서 1880년에는 교구의 인준을 얻고 착복식을 열 수 있었다. 여전히 가난 속에서 사도직활동을 펼쳐나갔지만, 고아들의 교육과 보육을 통해서 하느님과의 일치를 갈망하는 지원자들도 계속 늘어났고, 고아들도 늘어갔다. 수녀들이 하느님의 섭리를 체험한 공간, 이탈리아 앙그리의 작은 수녀원은 ‘하느님 섭리의 작은 집’으로 불렸다.

또한 수녀들은 푸스코 신부의 영적 유언에 따라 수녀 각자의 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푸스코 신부는 선종하기 전 수녀들에게 “그대들은 겸손하고 서로 사랑을 실천하는 성녀가 되고,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며 한 분이신 하느님의 섭리에 의지하라”며 “나는 하늘나라에서 항상 그대들을 생각할 것이며 또한 그대들을 위하여 기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수녀회는 정결, 청빈, 순명의 복음삼덕을 기초로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사도직을 실천함으로써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모든 회원들의 성화를 고유한 목적으로 두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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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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