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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예수님, 그림책에서 만나요! / 김미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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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버킷리스트를 쓴다. A4용지에 하고 싶은 일을 빼곡히 적어 내려간다. 아직 하나도 이루지 못했지만, 목록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진다. 오래전부터 반복해서 써왔던 내용 중에 ‘개인전 열기’가 있었다. 커다란 전시장에 내 그림이 걸려있을 상상을 하니 가슴이 설레었다. 사실 막연한 꿈이었다. 당장 개인전을 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5월, SNS를 통해 서울 명동에 있는 1898갤러리에서 성미술 청년 작가를 모집한다는 공모전 소식을 보았다. 반가웠다. 여태까지 만들어온 나의 작품들은 모두 종교적 색채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제출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개인전 작가로 선정되었다.

그런데 전시가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그림을 새로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면 그릴수록 점점 산으로 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피카소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림이 하루 이틀 만에 멋지게 그려질 리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전’이라는 이름이 내게 주는 부담감은 매우 컸다. 뭔가 대단하고 특별한 그림을 전시해야 할 것만 같았다. 이미 그려놓은 성화는 조금은 평범하다고 느껴졌다. 누군가 보고 ‘우와!’하고 놀라는 그림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았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급하게 그리다 보니 그림에 힘이 들어가고 부자연스러워졌다. 그때, 깨달았다. 새로 그린 그림 속에는 예수님이 빠져있고 나만 가득 차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아닌 나를 앞세워 드러내려고 했던 욕심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예수님과 함께 작업해왔던 성화들을 전시하기로 했다. 이번 전시는 나의 모든 작품을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봉헌하는 장으로 꾸미게 되었다. 전시를 통해 누군가 예수님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떠올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예술을 전공하지 않은 내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예수님 덕분이었다. 내가 만드는 작품이 예수님을 먼저 기쁘게 해드리면 좋겠다. 예수님이 기쁘시면 나도 기쁠 테고, 작품을 보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그 기쁨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내 삶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중심에 두고 복음이 담겨있는 작업을 즐겁게 해나가고 싶다.

김미소진 마리아
제2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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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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