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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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86주년 특집 설문조사] 새 교황의 사목적 과제 - 신학자 100인에게 묻다 - 조사의 배경·취지 및 주요 문항 구성

교회 쇄신의 근본인 ‘공의회 정신 구현’ 꾸준히 요청/ 전임 교황 때 이어 ‘생명 가치 수호’ 중요한 문제 대두/ 더욱 심화 되는 경제적 불평등 해결도 주요 사목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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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사는 지난 십수년 동안 교회가 발견한, 교회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들을 염두에 두면서 새 교황 프란치스코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을 성찰해보고자 한다. 왜냐하면, 새 교황의 과제는 곧 보편교회의 과제이며, 따라서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 뿐만 아니라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인류가 풀어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보편교회의 일원인 한국교회의 과제 역시 이러한 보편교회의 과제 및 그 해법에 대한 심사숙고를 통해 해소해 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톨릭신문은 새 교황 프란치스코의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한국교회의 신학자 100인에게 물었다.



▨ 새 교황 향한 기대, 오랜 쇄신에의 요청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과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선출, 그 후 8년만에 이어진 역사상 초유의 교황 사임.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폐막 40주년과 개막 50주년을 포함하는 이 시기의 세계와 교회는 산업혁명과 냉전의 종식을 능가하는 격변의 시기였다. 그 안에서 교회는 수다한 안팎의 도전과 과제에 직면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세계의 창을 열고 현대 세계와 문화에 대한 적응을 모토로 자기 성찰과 쇄신에 나섰다면, 공의회 정신의 실현을 전제로 새로운 천년기를 열고 새로운 복음화를 지향하는 교회는 이제 쇄신의 긴급성의 또 다른 단계로 접어들어 있는 듯하다.

교황 사임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유럽이 아닌 라틴 아메리카 출신 새 교황이 탄생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표방하며, 승용차가 아니라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니며 빈민들과 친구처럼 사귄 새 교황을 보면서 세계와 교회는 성직자 성 추행, 교황청의 부패 혐의 등으로 훼손된 가톨릭교회의 이미지에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기대는 그만큼 새로운 면모의 교회에 대한 요청이 누적돼 왔음을 반증하며, 교황의 사임이 시사하듯 그 요청은 매우 긴급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지난 2월 사임을 발표하면서 “이 시대의 급변하는 세상에서, 신앙생활의 중대한 문제들로 흔들리는 세상에서” “몸과 마음의 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활동적이고 역동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언급했다. ‘몸과 마음의 힘’, 즉 리더십의 역동성이 젊음이나 육체적 활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대에 새롭게 대응할 수 있는, 구태나 경직된 사고에 매이지 않고 교회에 새로운 면모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참신함에 대한 요청을 오히려 더욱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 2005년 ‘베네딕토 16세의 과제’ 조사

가톨릭신문은 2005년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베네딕토 16세 교황으로 선출되기 직전, 새 교황의 과제에 대해 역시 한국교회의 신학자 100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바 있다. 2개씩의 복수 응답을 요청한 이 조사에서 가장 많이 지적된 과제는 2가지이다. ‘서구 문화와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가치의 충돌’ 문제의 해결과 ‘대화와 증거를 통한 선교’의 중요성에 대해서 각각 40명이 지적했다(<표> 참조).

전자의 문제는 그리스도교의 뿌리를 지닌 서구사회와 문화 안에서 더 이상 그리스도교 신앙과 낙태, 안락사, 동성애 등의 윤리적 가르침이 수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인한다. 이는 세 번째로 많은 응답이 있었던 가정과 생명 문제에 대한 사목적 대안의 필요성, 즉 ‘생명윤리 문제’(37명)에 대한 대응과 긴밀한 관련성을 지닌다. ‘대화와 증거를 통한 선교’는 특별히 그리스도교가 소수인 지역에서 시급하게 지적되는 문제이다. 더욱이 ‘말씀’보다는 ‘증거’에 더 효과적으로 응답하는 현대인들의 심성과 함께 개방적인 ‘대화’와 삶을 통한 ‘증거’는 점점 더 강조되어왔다.

전체 응답자 중에서 20명이 지적한 ‘주교단의 단체성과 교회 통치’의 문제는 보편교회와 지역교회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특별히 제삼세계 즉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의 지역교회들이 끊임없이 요구해온 지역교회의 보다 폭넓은 자율성의 요구와 관련된다.

22명이 지적한 ‘직무 사제직의 문제’는 직접적으로는 사제와 사제 성소의 부족에서 비롯된, 직무 사제직에 대한 규정 완화 요구와 관련된다. 즉, 부족한 사제 문제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서구교회 일각에서는 사제 독신제 규정의 완화와 여성 사제의 가능성을 꾸준하게 주장해왔다. 이는 지역을 막론하고 서구교회들에서 봇물 터지듯 터져나온 성직자들의 아동 성 추행 문제와 여권 운동가들의 주장과 맞물려 첨예한 논쟁을 야기해왔다.

과도한 성직주의에 대한 반발과 함께 ‘평신도 운동과 교회 생활’에 대해서도 24명이 주요 과제로 지적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론에 따라, 평신도의 교회 내 위상에도 큰 변화가 있었으며, 현실적으로도 평신도들은 교회 안에서 자신들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양적으로나 영향력 면에서도 크게 성장했지만, 여전히 교회 안에서 많은 주교와 사제들은 이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설문 문항에 직접적으로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8명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철저한 구현’을 지적, 문항에 포함됐을 경우 훨씬 더 많은 응답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응답한 신학자들은 공의회가 폐막된지 4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의회 정신이 실현되지 못하고 오히려 공의회 이전으로 회귀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우려를 강력하게 표명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의 과제

이번 조사의 취지와 문항은 베네딕토 교황의 과제를 물었던 8년 전의 설문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지만 새롭게 추가되거나 세분화돼 총 15개로 구성됐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교황청의 쇄신’ 문제이다. 이미 세속 언론 보도들을 통해서 접할 수 있듯이, 교황청의 금융 재정 운용에 있어서의 부패 혐의, 교황청 내부 자료의 불법적인 유출과 이를 둘러싼 논란 등은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다. 이는 곧 교황청 고위 관리들의 인적 청산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이전 조사에서 문항에 포함되지 않았던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 실현’은 이번 조사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을 이끌어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보편교회는 공의회 개막 50주년을 맞았다. 새로운 복음화나 ‘신앙의 해’의 큰 축을 이루는 것도 역시 공의회 정신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문항에 포함된 대부분의 과제들은 결국 ‘공의회 정신의 철저한 구현’이라는 한 가지 명제로 귀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평생의 사목적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세속주의와 상대주의에 대한 대처’는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가장 중요한 ‘새로운 복음화’의 6개 영역 중 하나이다. 공의회 정신의 구현이 교회



가톨릭신문  201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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