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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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28) 주님의 기도(Pater Noster)

음악으로 표현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갈루스 - 타성음악과 복·합창 섬세하게 조화시킨 특징 가져
절제와 단순함으로 신앙과 종교적 심성 깊이 드러내 -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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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복음(11,1-4)에 의하면, 제자들이 예수님께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시기를 청하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직접 기도를 가르쳐 주셨다. 비교적 짧은 ‘주님의 기도’이다.

마태오 복음에서는 ‘주님의 기도’(6,9-15)가 산상설교(5-7장)의 일부로서, 루카 복음보다 더 긴 형태의 이 기도문을 전례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Pater noster qui es in caelis)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Sanctificetur nomen tuum)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Adveniat regnum tuum)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Fiat voluntas tua, sicut in caelo et in terra.)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Panem nostrum cotidianum da nobis hodie)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et dimitte nobis debita nostra, sicut et nos dimittimus debitoribus nostris)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et ne nos inducas in tentationem)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sed libera nos a malo.)

‘주님의 기도’(Oratio Domini)는 라틴어 기도문의 첫 두 단어로써 ‘Pater noster’(영 Our Father 불 Notre Pere 독 Vater unser)라고도 한다.

‘주님의 기도’는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라는 호칭으로 시작하여, 하느님과 관련된 세 가지 간청과 인간에 대한 네 가지 간청으로 구성되는데, 행동의 주체는 전적으로 하느님께 달려있다.

■ 그레고리오 성가 Pater noster

그라두알레 로마눔(Graduale Romanum,1974)에는 세 가지 양식(A,B,C 양식)의 ‘주님의 기도’가 각각 ‘권고문’과 함께 제시되었다. 그 중에서 특히 첫 번째 양식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 야코부스 갈루스의 주님의 기도를 모방한 미사(Missa ad imitationem Pater noster)

야코부스 갈루스(Jacobus Gallus, 1550~1591)는 인생의 말년을 프라하에서 보내면서 자신의 작품들을 정리하여 출판하였다. 6성부 혹은 8성부의 미사곡들은 1580년에, 그리고 그의 모테트 모음곡집 ‘오푸스 무지쿰’(Opus musicum)은 1586~1591년에 4권으로 출판되었다. 시토회에서 음악 수업을 받은 갈루스의 음악은, 플랑드르 학파의 다성음악과 베네치아 학파의 복-합창을 섬세하게 조화시키는 특징을 갖는다.

‘주님의 기도를 모방한 미사’(Missa ad imitationem Pater noster)는 두 합창단을 위한 8성부 곡으로서, 그레고리오 성가 ‘주님의 기도’를 시작하는 “Pater noster” 멜로디가 음악적 동기(주제)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미사 통상부분의 시작부분에서, 특히 자비송(Kyrie), 대영광송(Gloria), 신경(Credo), 그리고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에서 각 성부가 같은 음악적 주제를 서로 모방하면서 곡을 시작한다.

  
▲ 그레고리오 성가 ‘주님의 기도’(Pater noster/A양식).
 
■ 프란츠 리스트의 ‘주님의 기도’

연주와 작곡에 있어서 최고의 기술을 구가했던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는 교회음악 부분에 있어서는 절제와 단순함으로써 자신의 신앙과 종교적 심성을 깊이 드러낸다. 그가 작곡한 여러 곡의 ‘주님의 기도’에서도 그러한 면이 잘 표현된다.

오라토리오 ‘그리스도’(Christus)에 포함된 ‘주님의 기도’는 그레고리오 성가의 “Pater noster”의 네 음을 기초로 시작하여 결코 과장됨이 없는 편안함으로 곡 전체를 이끌어 나간다.

또 다른 ‘주님의 기도’(Pater noster, S.41/1)는 그레고리오 성가의 멜로디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마치 낭송을 하는 듯이 단순한 멜로디와 리듬으로써 음악을 넘어서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작품이다.

독일어로 작곡된 ‘주님의 기도’(Vater unser, S.29)에서도 역시 그레고리오 성가의 도입부 네 음을 기초로 하고 있는데, 특히 마지막 “아멘”(Amen) 부분에서는 음악적 주제인 네 음이 낮게 시작하여 점차로 높아지면서, 마치 천상 세계로 몸과 마음을 들어 높이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그 밖에도 옵레흐트(J.Obrecht, 1450~1505), 데프레(J.Desprez, c.1440~1521), 파밍어(L.Paminger, 1495~1567), 라소(O.d.Lassus, 1532~1594), 하슬러(H.L.Hassler, 1564~1612), 쉿츠(H.Schuetz, 1585~1672), 호밀리우스(G.A.Homilius, 1714~1785), 베르디(G.Verdi, 1813~1901), 레거(M.Reger, 1873~1916)등의 많은 작곡가들이 ‘주님의 기도’를 음악으로 표현하였다.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교수)
 
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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