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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건축을 말한다] (24) 내가 뽑은 교회건축/ 미국 LA 웨이퍼러스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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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로스앤젤레스시 남측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 지역에 세워진 이 성당은 주변 풍광과 캘리포니아 날씨를 고려한 성당으로 지역성을 잘 반영했다고 평가받는다. 대지는 어림잡아 1만 6000㎡가 넘는데, 성당은 100석 정도의 아담한 규모이다. 부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원은 아름다운 나무와 꽃으로 채워져 있고 건물은 조그만 만남의 방과 성당이 전부이다.

 태평양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나무로 둘러싸인 성당은 벽과 천장이 온통 목재와 유리로 돼 있다. 성당에 앉아 있으면 머리 위로 하늘과 성당을 덮고 있는 조경수만 보인다. 제대는 자연석을 쌓아 만들어져 있다. 뜨거운 햇빛은 나무가 가려주고 건물 구조는 아름다운 박공 모양 나무로 돼 있어 성당 안에 있으면 마치 숲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준다. 목재 기둥과 천장구조가 일체화돼 마치 나무의 줄기와 가지가 하나가 된 듯 자연스럽게 내부공간을 감싸고 있다. 말 그대로 자연을 닮은 건축이다.

 부지 입구에서 성당으로 진입하려면 넓고 아름다운 정원을 거치고, 푸르른 하늘과 100여m 아래 펼쳐진 태평양 바다를 만나게 된다. 정작 성당은 나무로 둘러싸여 잘 보이지 않는다. 성당에 들어서면 따뜻한 나무기둥과 제대 뒤 나무가 성당을 둘러싸고 있어 더욱 온화한 느낌을 준다. 나무기둥에는 바람의 압력을 견디기 위해 정밀하게 가공된 가새(X자형 부재)가 연결돼 있고 일부 유리를 고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금속이 사용됐다. 캘리포니아지역은 먼지가 적어 유리로 된 천장이 오염이 잘 안 되며, 눈이 내리지 않아 가벼운 지붕이 가능하다. 일조량이 많아 유리로 된 천장이 실내를 덥게 할 수 있지만 주변 나무로 성당에 그늘을 만들었다. 작고 아름다우면서도 감동적인 성당이다.

 이 성당은 1920년대 말 이 지역에 거주하던 독지가가 스웨덴 출신 신학자 엠마누엘 스웨던보그를 기념하기 위해 부지와 건축비를 기증해 만들어졌다. 처음 설계를 맡았던 랄프 제스터는 1차 세계대전으로 건축이 연기된 후 뉴욕의 구겐하임을 설계한 천재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첫째 아들에게 설계를 의뢰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는 아버지가 추구했던 대로 대지와 그 지역성을 살린 건축을 했다. 이 성당은 신자보다 미신자가 더 많이 방문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건축이 자리하게 되는 지역이 건축과 긴밀한 관계를 맺은 좋은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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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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