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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랑과 나눔의 씨앗은?

그리움의 눈물 떨어져 나눔의 거목으로 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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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종 1주기를 맞아 지난해 명동 평화화랑에서 열린 김수환 추기경 추모 사진전에서 한 신자가 김 추기경이 눈물을 흘리는 사진 앞에서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장기기증 문화에 새 바람 불어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랑과 나눔의 삶을 살았던 김 추기경 선종을 계기로 장기기증은 물론 나눔과 기부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한층 높아졌다.

 실제로 한마음한몸운동본부와 한국 카리타스를 비롯한 교회 안팎의 모금기관에는 후원회원 가입과 개인 기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웃사랑과 나눔의 대명사인 구세군 자선냄비에 2009년과 지난해 연말에 모인 성금 역시 82년 모금활동 역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구세군 측은 "오랜 경기침체와 최근 모 모금기관의 성금유용 사건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냉랭해진 가운데서도 개인 기부가 많이 늘어 우리 사회에 나눔문화가 확산돼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수환 추기경 효과`로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모금기관 관계자들은 연말에 집중되는 나눔과 봉사활동이 연중 상시 이어지고 있는 점을 주목하며, 김 추기경이 남긴 사랑나눔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생전에 김 추기경은 스스로를 `바보`라고 불렀다. 제 밥그릇만 챙기려는 이기심보다는 `바보같이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었다. 김 추기경은 또 진정 인간다운 사회가 되려면 영혼과 육신이 허기진 이들을 위해 `밥`이 되어주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웃의 고통과 슬픔을 조금이라도 나눠서 지려는 마음도 `밥`이 돼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이 김 추기경의 바보 영성이다.

 이처럼 숭고한 김 추기경의 유지를 이어가고자 서울대교구가 설립한 것이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이다. 종교와 지역, 계층을 초월해 국내외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원하는 바보의 나눔 재단에는 김 추기경의 사랑과 나눔정신에 감명 받은 개인 및 단체ㆍ기업의 자발적 후원과 기부가 설립 직후부터 잇따르고 있다.


장기기증 인식 바뀌면서서약자 급증 현상
김 추기경 바보 영성, 재단 법인으로 연결
연구소와 옹기장학회, 추기경 유지 이어가



# 씨앗 틔워 열매 맺는 일은 우리 몫

 바보의 나눔 재단이 김 추기경의 물질적 나눔을 이어간다면, 정신적 유지를 계승하는 역할은 가톨릭대학교 김수환 추기경 연구소가 맡고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사랑과 우선적 배려,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면서도 강자를 배척하지 않는 화해와 포용의 리더십, 종교간 대화와 협력 등 김 추기경의 삶과 사상은 공동선과 사회적 연대를 추구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

 연구소는 선종 1년을 넘어서도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인`(2010년 8월 「시사저널」ㆍ미디어리서치 공동조사)으로 추앙받는 그의 신앙과 사상을 되새김으로써 가톨릭을 넘어서 우리 민족과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구소가 `현대 한국사회의 문제를 김수환 추기경에게 묻는다!`라는 주제로 지난해 11월 개최한 창립 심포지엄에서도 각계 전문가들은 종교ㆍ보혁 갈등, 남북 평화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한 난제에 대해 김 추기경이라면 어떻게 풀어갈지 그의 사상과 정신에서 해답을 구하고자 했다.

 옹기장학회 역시 김 추기경의 유지를 계승하는 일에서 빼놓을 수 없다. 2002년 11월 설립된 옹기장학회는 생전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사업을 벌이기를 꺼렸던 김 추기경이 사재를 출연하고 자신의 아호로 이름을 정한 유일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고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사랑과 나눔을 이어가기 위한 `바보의 나눔` 재단을 홍보하고 있다.
 

 
▲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 장기기증 캠페인에서 시민들이 사후 장기기증 서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북방 및 아시아 선교를 희망하는 신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옹기장학회는 북녘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소명으로 여겼던 김 추기경의 유지를 잇는 서울대교구 공식 기념사업으로 지난해 2월 새롭게 출발했다.

 김 추기경이 남긴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유언과 가르침은 추기경 선종 이후 더 큰 울림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김 추기경은 이 세상에 감사하는 마음과 사랑 나눔의 씨앗을 심어주고 떠났다. 이 씨앗을 잘 가꿔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일은 남아있는 우리들 몫이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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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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