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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한정현 주교 탄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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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 임명 수락을 고민하던 순간부터 공식 발표,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 저의 모든 부족함과 부덕을 성찰해야 했습니다.”

주교 임명을 자기 성찰의 소중한 기회로 여겼다는 대전교구 신임 한정현 보좌주교. 한 주교는 “원래 체형이 곧은 편은 아니었지만 지난 며칠새 어깨가 더 무거워지고 허리가 굽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한 주교는 그 이유를 “주교 직무의 무거움에 더해, 앞으로의 삶이 지금까지보다 더 낮은 자리를 향해야 한다는 하느님의 당부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가 무슨 더 큰 일을 하겠습니까. 다만 겸손한 작은 사제로서 교구장 주교님의 사목 방향을 따라 양들을 위한 사목에 협력하고 선배 주교님의 도움을 받아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한 주교는 특별히 사제가 된 계기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우연한 기회에 예비신학생 모임에 참석했고, 그 자리에 함께한 친구들과 청소년기의 고민과 고통, 번뇌를 나누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사제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정작 예비신학생 모임에서는 사제직에 대한 언급들은 없었습니다. 그저 서로 고민들을 나누고 들어주다 보니 모두의 마음속에 사제직의 열망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던 거지요.”

한 주교의 사제서품 성구는 단 세 글자, “떠나라”(창세 12,1)다. 장소적 이동이라기보다는, 안락하고 편안한 자리, 부족함이 없는 상태에서 언제든지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는 마음자세를 갖자는 취지였다. 여기에는 하느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

11년간 유학 생활은 결코 짧지 않았음에도 한 주교는 그것을 길게 느끼지 않는다.

“긴 시간이지만 짧은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길을 선택해서 집중해서 걸어가다 보니 언뜻 긴 시간으로 보이지만 내 삶에 녹아든 발걸음이기에 길게 느껴지지 않지요.”

신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구약성서에 헌신했다. 말씀의 의미에 집중하다가 성서의 언어에 매료돼 성서 언어인 히브리어에 천착했다. 유학 기간 중 석·박사과정 모두 히브리어 동사 활용을 탐구했다.

한 주교는 특히 대전교구 시노드 사무국장으로 4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이어진 교구 시노드 여정을 무거운 책임감으로 함께했다. ‘복음의 기쁨’과 ‘순교 영성’을 바탕으로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역동적인 공동체로 성장해 나가기 위한 시노드 여정에서 한 주교는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혔다.

“주교 임명은 사제 생활에서 가장 큰 갑작스러운 변화입니다. 이는 신앙인으로서 제 부족함과 결점을 보속하고 새로운 믿음의 길로 나아가라는 주님의 초대로 생각합니다. 모두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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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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