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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선종] 추모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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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 자신의 전부를 내어놓은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삶은 종교를 떠나 국민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 정 추기경의 선종 소식에 교계는 물론 우리나라 종교계가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문재인 대통령, 타종교, 그리스도교 교단 대표들의 추모 메시지를 모아 본다.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님,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하느님께서 더 좋은 희망을 주셨고 우리는 그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것입니다.”(공동번역 성서, 히브 7,19)

사랑하고 존경하는 정진석 추기경님! 추기경님께서 교구 시노드를 마치면서 선택하셨던 성경 구절입니다. 정말 추기경님은 우리에게 큰 희망을 주셨고, 우리는 그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나갈 수 있습니다. 추기경님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크신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께서 추기경님의 영혼을 당신 나라에 받아주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추기경님께서 추기경 서임 발표 후 당신 마음을 이야기하신 적이 있습니다. “며칠 되지 않았지만 벌써 추기경이라는 소임의 막중한 책임감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처음 임명이 되고 신자들과 국민들의 많은 기대와 요구가 부담으로 돌아와 너무 떨렸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지구장 신부님들 모임에서 신부님들이 ‘추기경님 두려워 마세요. 저희가 함께 힘이 되겠습니다’ 하는 말씀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고 하셨습니다. 추기경님은 참으로 겸손하고 마음의 정이 많고 솔직한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항상 다른 이들에게 관대하셨지만, 당신 스스로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늘 엄격하셨습니다.

추기경님께서 저녁이면 묵주기도를 하시면서 교구청 마당을 거니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추기경님은 아름다운 삶을 통해 우리에게 사랑과 나눔의 거룩한 유산을 남겨주셨습니다. 인간의 삶에서 물질이나 명예, 권력보다 더 중요한 가치, 사랑과 용서, 나눔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우리 교회가 추기경님을 통해 배운 가르침처럼 기회가 되는대로 불쌍한 이를 도와주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나의 것을 나누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추기경님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행복을 강조하셨습니다. 행복이야말로 하느님의 뜻이라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추기경님께서 주님 안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추기경님! 그동안 우리를 위해 너무 애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추기경님의 큰 사랑을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모든 이에게 모든 것”(1코린 9,22) - 정진석 추기경님을 기리며


한국 천주교회의 큰 어른이신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님이 우리 곁을 떠나 하느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우리 교회와 사회를 기도와 사랑으로 이끌어 오신 큰 목자를 잃고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우리나라 신앙 공동체에 주님께서 따뜻한 위로와 자비의 은총을 베풀어 주시기를 빕니다.

정진석 추기경님은 1970년 6월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되시어 주교품을 받으시고, 자애로우신 아버지, 착하신 목자의 마음으로 한국인 사제 양성에 주력하시며 간절한 기도와 불굴의 인내로 청주교구의 발전에 이바지하셨습니다. 평소 언성을 높이거나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으셨고, 모든 사람을 신뢰하시며 인자로이 대해 주신 정 추기경님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 1코린 9,22)이라는 사목 표어에 따라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는 삶으로 일관하셨습니다.

1998년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되시고, 2006년에 추기경으로 서임되신 정 추기경님께서는 14년간 서울대교구를 이끌어 가시는 동안 ‘생명 존중과 나눔 운동’을 통하여, 저출산과 낙태 등의 풍조에 맞서 생명 수호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셨습니다. 교황청 가정평의회 운영위원과 사회홍보평의회 위원으로 활동하시며 한국 교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큰 공헌을 하셨습니다.

2018년 9월 27일, 정 추기경님께서는 ‘장기 기증에 관한 서명’을 통하여 안구를 비롯한 모든 장기를 아낌없이 내어 주시겠다는 뜻을 밝히셨습니다. 그리고 2021년 2월 25일, 병상에 계시던 추기경님은 당신 통장에 있는 금전 잔액을 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와 아동 신앙 교육에 모두 봉헌하심으로써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나누셨습니다.

삶의 마지막까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시고자 희생을 실천하신 우리 교회의 큰 어른이신 정 추기경님을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아쉬움 속에 주님께 보내 드립니다. 매우 슬프고 고통스러운 지상의 이별이지만, 우리는 이제 추기경님을 기도 안에서만 만나 뵈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참아 내시며 의연한 모습으로 하느님 곁으로 가신 정 추기경님! 일생 동안 한국 천주교회에 베풀어 주신 큰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하늘에서 저희 모두를 지켜 주시고 격려해 주시며,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

“마지막 순간까지 ‘나눔과 상생’ 큰 가르침 남겨”


한국 천주교의 큰 언덕이며 나라의 어른이신 추기경님이 우리 곁을 떠나 하늘나라에 드셨습니다. 참으로 온화하고 인자한 어른이셨습니다. 서른아홉 젊은 나이에 주교로 서품되신 후, 한평생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평화를 주신 추기경님의 선종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추기경님은 ‘모든 이를 위한 모든 것’이란 사목표어를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실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나눔과 상생’의 큰 가르침을 남겨주셨고, “가장 중요한 것은 돈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한 정책”이란 말씀은 국민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추기경님, 지상에서처럼 언제나 인자한 모습으로 우리 국민과 함께해주시길 기도합니다. 추기경님의 정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영원한 평화의 안식을 누리소서.





■ 대한불교조계종 원행 총무원장

평생을 천주교 사제로 존경을 받아온 정진석 추기경님은 국민들과 천주교 신자들의 깊은 신망과 존경을 받으며 살아오셨습니다. 평소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바라셨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회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추기경님의 자애로운 품성을 기억하며 추기경님의 선종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정진석 추기경님이 남기신 평화와 화해의 정신은 우리 종교지도자들이 이어나가겠습니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이경호 의장주교·총무 이홍정 목사

언제나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셨던 추기경의 모습을 기억하는 우리는 그 분의 선종 소식에 안타까움과 슬픔을 감출 수 없습니다. 정진석 추기경께서 몸소 보이셨던 검소하고 소탈한 삶의 자세는 종교를 떠나 모든 이에게 귀감이 되어 왔습니다. 모든 것을 나누고 가시는 추기경의 마지막 모습에서 우리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에 따르는 삶의 완성을 엿봅니다. 우리는 선종하신 추기경께서 주님의 사랑 안에서 행복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 한국교회총연합 소강석·이철·장종현 대표회장

평소 생명을 존중하며 행복하게 사는 삶을 추구했던 추기경님의 선종(善終)을 국민과 함께 애도합니다. 정 추기경님은 민주화 운동 시기를 지나 급변한 사회적 환경의 변화로 올바른 가치관이 훼손되는 시점에서도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소중히 지키려는 생명운동으로 천주교회를 이끌어오셨으며, 장기기증으로 본이 되는 삶을 마무리하셨습니다. 한국교회총연합은 정 추기경님의 삶의 궤적을 기억하고, 그분이 지키려고 했던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노력이 한국사회에서 지속되기를 소망합니다.


■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선종을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추기경님께서 우리 사회와 시민들의 마음에 심어주신 감사와 사랑의 실천은 우리 모두에게 행복의 길이 되었습니다. 원불교 교도들은 고인의 완전한 해탈 천도를 축원합니다.


■ 성균관 손진우 관장

한국 종교계의 스승인 정진석 추기경님의 선종(善終)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한 분의 현존 성현(聖賢)이 저희 곁을 떠나신 것 같습니다. 큰 스승을 잃은 천주교인들의 슬픔을 함께하며 고인께서 보여준 평생의 가르침이 실현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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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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