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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순교 영성… 매일 하느님을 위해 죽는 ‘순교의 일상화’ 실천해야

2021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국제 학술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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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포교회사연구소장 김성태(단상 가운데) 신부가 17일 한국말로 된 첫 김대건 신부 전기인 유영근 신부의 「수선탁덕 김대건」에 대한 발표를 한 뒤 한국교회사연구소 양인성(오른쪽) 연구원 등이 토론하고 있다.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이 물음을 토대로, 대전교구와 당진시는 17∼19일 솔뫼성지 내 기억과 희망 성당과 대건홀, 성모경당 등지에서 내포교회사연구소(소장 김성태 신부) 주관으로 2021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첫 한국인 사제 김대건(안드레아, 1821∼1846) 신부의 생애와 영성, 김 신부에 대한 인식 등 학문적 연구성과를 듣고 공유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천주교회사적 의미

1회의(Session)에선 김대건 신부 전기 자료와 기해ㆍ병오박해 순교자 교황청 수속록, 해외 간행물에 나타나는 김대건 신부, 김대건 신부의 천주교회사 연구 등이 갖는 교회사적 의미를 살폈다.

내포교회사연구소장 김성태 신부는 한국말로 된 첫 김대건 신부 전기인 유영근 신부의 「수선탁덕 김대건」의 가치를 신심 서적과 자료집이라는 두 측면에서 조명했고, 차기진(루카) 양업교회사연구소 명예소장은 현재 절두산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 소장된 「기해ㆍ병오박해 순교자 교황청 수속록」 증언을 소개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 신부와 같은 연구소 송란희(가밀라) 역사문화부장은 “「전교회 연보」는 증언자료의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신앙을 증언하는 기록들이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김수태(안드레아) 충남대 교수는 “김대건 신부의 열여섯 번째 서한(1846년 7월 23일 자)에 첨부된 「조선 순교사와 순교자들에 대한 보고서」의 서술뿐 아니라 김대건 신부님이 남긴 또 다른 편지들도 한국 천주교회사에 대한 풍부한 내용을 전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순교영성

2회의에선 순교영성의 체험적 의미, 현대적 순교의 의미와 영성 등을 다뤘다.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순교영성연구소 한진욱 신부는 수도자들이 체험한 김대건 신부의 순교 의미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사랑의 당당한 증거 △한국 천주교의 선구자 △김대건 신부를 통한 순교영성 △자기 성찰 △순교영성에 대한 연구와 교육과정 개발 △순교자 현양을 위한 사도직 등에 모이고 있다고 밝혔고,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강창근 신부는 “현대 순교는 한순간의 죽음이 아니라 평생 하루하루 하느님을 위해 죽는 것”이라며 순교의 일상화를 강조했다.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창설자영성연구소 엄상일 신부도 “현대의 박해란 우리 삶의 장소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며, 소외와 배제, 억압과 폭력 앞에서 그 고통을 함께 겪으며 진리를 증언하는 것이 바로 순교”라고 지적했고, 김성태 신부와 한진욱 신부는 솔뫼성지에 대한 계량화된 경제적 가치 평가를 시도했다.



에리곤호 항해와 국제 정서

3회의에선 김대건 신부의 에리곤호 항해와 아편전쟁, 난징조약 참관, 라파엘호 규모와 강경항구 입항 문제 등을 다뤘다. 남지우 국립타이완대 교수는 에리곤호 항해일지(CAMPAGNE)를 통해 “에리곤호 항해는 ‘근대 또는 제국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넘어서는 항해였다”고 평가했다. 도진순(하상 바오로) 창원대 교수는 “1842년 21세의 김대건은 근대문명의 총아인 군함을 타고 중세와 근대가 교체되는 아편전쟁의 현장을 다녔으며 난징에서 천조(天朝, 청나라 조정)가 영이(英夷, 영국 등 서양오랑캐)에 무릎 꿇는 현장을 봤다”며 “이는 조선을 넘어 동아시아에서의 독보적 경험이었으며, 육체적ㆍ정신적ㆍ영적으로 성장하는 계기였다”고 전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홍순재 학예연구사는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신부의 서한 내용을 근거로 라파엘호의 구조를 분석한 결과, 라파엘호는 조선 후기 서해에서 활동한 어선의 구조와 형태가 매우 유사했다”고 확인했다. 대전교구 원로사목자 윤종관 신부는 라파엘호에 승선했던 페레올 주교 등의 증언을 분석, “라파엘호는 강경항에 입항했다”고 전했다.



조선전도의 성과

4회의에선 김대건 신부가 제작한 조선전도에 대한 지도학적 연구 성과를 돌아보고 공유하는 자리였다.

김종근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조선전도 원본과 사본 5매는 19세기 말 서구와 일본이 한반도 해안선을 실제 측량해 지도를 제작하기 전까지 서구인들에게 조선의 지리정보를 제공해준 중요한 자료였다”고 평가했고, 양윤정 성신여대 한국지리연구소 연구교수는 “조선전도는 18세기 전반의 지리정보를 바탕으로 정상기의 동국지도 원본 계열의 지도를 모본(母本)으로 제작됐음을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정인철 부산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1855년 파리지리학회지에 소개된 이후 조선전도는 프랑스 지리학계에 조선의 지리정보를 제공했지만, 주된 관심은 조선의 행정구역 명칭이었고, 실제 유럽의 지도 제작자들은 18세기 일본 지리학자 하야시 시헤이(林子平)의 지도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김순배 청주 흥덕고 교사는 “조선전도 지명의 로마자 표기 방식은 글자나 단어 음절을 표기로 전환하는 전자법(轉字法) 방식보다는 소리 전달, 곧 발음을 로마자로 바꾸는 전사법(轉寫法)이나 전음법(轉音法)이 우세하게 적용됐고, 후대 우리 로마자 표기 방식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순례관광과 지역문화 자원 활용 문제


5회의에선 순례관광이 참살이(Well-being)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과 지역문화 자원 활용 문제 등을 다뤘다.

김송이 청운대 교수는 “순례지의 하드웨어적 요소를 더 보완해줄 필요성이 도출되고 있다”고 봤고, 오세원 숭실대 교수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지역사회, 성지 간 커뮤니티 형성을 통한 상생 발전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해미국제성지 보좌 김정찬 신부는 “종교적 영역에서 시작된 성지순례가 종교관광이나 영성관광, 치유관광, 순례관광, 문화관광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이 이뤄지지만, 자칫 순례라는 개념이 모호해질 위험성이 있다”며 “‘영성적이면서 종교적이지 않은’ 현상이 커지는 이유를 분석해 이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순례 자원의 관광자원화 과정을 분석해본 결과, 예산 측면에서 지금까지 순례ㆍ종교 자원에 대한 투입이 미흡했다”며 “해당 자원의 이용이 종교인뿐 아니라 일반관광객으로 확대된 점을 고려할 때, 공공부문에서 선제적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순례자 증가에 따른 영향


6회의에선 대학원생 논문을 통해 순례의 속성과 순례자, 관광객의 증가에 따른 영향 등을 돌아봤다. 영국 써레이대 대학원생 정원지씨는 “솔뫼성지에 대한 구조모형 분석 결과, 솔뫼성지만이 지닌 정체성을 잘 유지해야 하고, 주변 성지와의 연계를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순례자들에 대한 환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고, 한양대 대학원생 김현지ㆍ김영아씨는 “성지순례 동기는 순례 참여자의 만족도나 재방문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경희대 대학원생 서혜승ㆍ안은숙씨는 “순례 목적지에 대한 애착이 높을수록 가치와 만족을 느끼고 재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밖에 대건홀에선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세한대, 한양대생 등 5개 팀의 수상작 5편에 대한 현장발표가 이뤄졌고, 성모경당에선 초등생 10개 팀, 중학생 18개 팀, 고등학생 20개 팀의 창의적 체험활동 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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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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