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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거행하는 한가위 미사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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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민족 고유의 명절이다. 교회와는 특별히 관련이 있어보이지 않는 날이지만, 한국교회는 추석을 교회 전례 안에서 기념하고 있다. 한가위 전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한국교회는 음력 8월 15일 추석날 한국 천주교 고유 전례력에 따라 ‘한가위’ 전례를 거행하고 있다.

한가위 미사 중 사제는 흰색 제의를 입고, 한국교회 고유 기도문을 바친다. 먼저 입당송에서 자연의 결실을 주신 하느님과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감사를, 본기도에서는 민족의 축제를 맞은 기쁨에 감사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를 바친다. 또 감사송을 통해 하느님의 품으로 떠난 죽은 조상들이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간구한다. 미사 뿐 아니라 시간전례, 즉 성무일도에서도 한가위를 위한 고유한 기도를 바친다.

이날 독서와 복음은 한가위를 맞은 신자들이 기억해야 할 가르침을 전한다. 제1독서(요엘 2,22~24.26)는 풍요로운 복을 주신 하느님께 대한 찬양을 이야기하고, 제2독서(묵시 14,13-16)는 “주님 안에서 죽는 이들”을 주님께서 수확하신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복음(루카 12,15~21)에서 예수님은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며 “모든 탐욕을 경계할 것”을 가르친다.

이처럼 한국교회가 고유의 전례로 한가위를 기념하는 것은 전례의 토착화를 통해 우리나라 신자들이 그리스도를 더 잘 따를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한가위 전례는 수확에 대한 감사와 조상에 대한 효, 형제들이 더불어 사는 한가위의 좋은 정신을 하느님을 향해 승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한가위에는 이 정신을 잘 살릴 수 있는 ‘수확을 위한 기원 미사’ 전례로도 미사를 거행할 수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부들은 “민족들의 풍습에서 미신이나 오류와 끊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든 호의로 존중하고, 또 할 수 있다면 고스란히 보존하며, 더욱이 참되고 올바른 전례 정신에 부합하기만 하면 때때로 전례 자체에 받아들인다”고 선언했다.(전례헌장 27장)

가톨릭대학교 전례학 교수 윤종식 신부는 “한가위 전례는 조상님께 대한 감사를 하느님께 대한 감사로 승화시킨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할 수 있다”며 “추석에 제사를 지내던 관습을 하느님께 대한 제사로 통합하는 전례는 우리 민족뿐 아니라 모든 이를 하나로 또한 가족으로 묶어준다”고 한가위 미사 전례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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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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