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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과 희생

김인숙 수녀(서울애화학교 교장, 툿찡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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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숙 수녀



민찬이는 중증 지체장애 학생이다. 민찬이를 처음 보았을 때를 기억한다. 민찬이는 계단을 온몸으로 붙들고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몸이 불편한 탓이었다. 그럼에도 민찬이는 하루에 계단을 여러 차례 오르내리면서 다리에 힘을 길렀고, 몸의 중심을 잡아서 걷는 훈련도 했다. 오랜 노력 끝에 민찬이는 혼자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민찬이는 뇌에 혹이 있고 그 혹에서 나오는 물이 소변을 통해 계속 배출됐기 때문에 민찬이 어머니가 기저귀를 갈아줘야 한다. 새벽에도 일어나야 하는 탓에 민찬이 어머니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그런데도 민찬이 어머니는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민찬이 어머니는 매일 학교에 올 때 커다란 배낭에 천 기저귀와 갈아입을 옷을 가득 담아 온다. 그런데 놀랍게도 옷과 천 기저귀는 민찬이가 고2가 될 때까지 어머니가 손빨래했다고 했다. 민찬이 피부가 약하기 때문이었다.

한 번은 애화학교가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2019년 여름방학 때 민찬이 어머니가 민찬이를 데리고 설악산 권금성에 올랐다. 케이블카를 타고 간 후 50㎏인 민찬이를 어머니가 약한 몸으로 업고 올라갔다고 한다. 그 후 민찬이 어머니는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한 번 더 가서 설악산의 장관을 민찬이에게 보여줬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어머니의 힘은 놀랍고 위대하며 존경스럽다.

민찬이 어머니는 또 다른 면에서 나의 영적 스승이다. 중증 지체장애가 있는 민찬이를 민찬이 가족은 신앙으로 받아들였다. 민찬이 외삼촌도 “민찬이가 우리 집안의 상처와 아픔을 다 지고 태어났고 힘들지만, 꿋꿋이 살아가는 것”이라며 민찬이를 생각하고 위해 준다고 한다.

민찬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섬기며 사랑하는 어머니. 믿음이 약해지고 흔들릴 때마다 민찬이 어머니를 생각한다. 어머니의 사랑과 교사들의 노력이 민찬이가 걸을 수 있는 기적을 일으켰고 지금까지 민찬이가 잘 지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주님, 민찬이 어머니와 같은 사랑과 희생의 마음으로 살도록 도와주소서.



김인숙(아가타 마리, 서울애화학교 교장)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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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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