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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휴일에도 교도소를 찾는 그녀

장은열 (골룸바, 골롬반 평신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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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은열 선교사



“메이안! 일요일에는 쉬거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텐데 왜 그런 일을 하나요?”

유일한 휴일인데도 홍콩 외곽에 위치한 교도소에 있는 외국인 수감자들을 방문하는 메이안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메이안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수감자들이 출소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때, 자신이 선택한 행동의 잘못을 깨닫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갖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끼며,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에 감사한다”고 했다.

메이안은 필리핀 출신으로 홍콩에서 가사도우미로 25년째 일하는 여성이다. 8남매의 맏딸로서 초등학교 교사였다. 하지만 교사월급으로만 동생들의 학비를 조달할 수 없어 이주노동자의 삶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제는 동생들이 학업을 마치고 자립해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하는데, 일하느라 결혼시기도 놓쳤다. 메이안은 노년에 작은 농장이라도 하고 싶은 계획이 있어 몇 년간 더 이곳에서 일할 것이라고 했다.

메이안을 알게 된 것은 내가 평신도 선교사 리더쉽팀으로 선출되어 선교회의 총본부가 있는 홍콩으로 옮겨오게 되면서다. 주일 미사 때에는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들인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을 성당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중 한 사람이 메이안이었다. 그는 대부분 일요일에는 교도소에 갇혀 있는 외국인 수감자들을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교도소에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수감자들이 있다. 메이안이 함께하는 팀이 방문하는 이들은 필리핀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 외국인들이다. 고향과 가족을 떠나 산다는 것이 어떤 것임을 잘 아는 메이안은 자신보다 더 힘들고 외로울 수 있는 외국인 수감자들을 위해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조력자가 되어준다. 또한, 조직적이고 실질적으로 그들 편에서 일하기 위해 교회, 다른 NGO 단체들과 연대해서 교도소 사목을 펼치고 있다. 그런 메이안을 보면서 그녀가 믿는 인간의 선한 마음, 그리고 그것을 친절, 베풂, 사랑, 환대, 나눔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장은열 (골룸바, 골롬반 평신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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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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