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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도시] (29) 밀레토스

무겁지만 믿음에 찬 발걸음을 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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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토스는 터키 서부 해안의 최대 휴양지인 쿠사다시 항구 인근의 고대 도시이다. 지금은 해안선에서 9㎞ 떨어진 내륙에 있지만 고대에는 중요한 항구도시였다. 밀레토스는 고대 이오니아 지방의 중심 도시국가로서 해상 무역이 번성했던 곳이다. 교역에 매우 유리한 지리적 입지조건과 상당한 수의 인구를 부양하기에 충분한 공급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학문과 문화의 중심지

이곳은 오리엔트의 풍부한 경험적 지식 정보를 받아들임으로써 밀레토스 학파 철학자를 배출하며 학문과 문화의 중심지를 이루기도 했다. 세상의 기원을 최초로 탐구한 철학자 탈레스를 비롯해 만물의 기원을 탐구한 학자들을 밀레토스 학파 또는 이오니아 학파라고 한다. 밀레토스는 결과적으로 ‘이오니아 자연철학’을 탄생시켰고, 아울러 밀레토스 학파 철학자를 배출해 문화의 중심지를 이뤘었다. 호메로스는 이곳을 ‘갈리아인의 도시’라고 하였다.

밀레토스는 기원전 8세기까지 이오니아의 중심지로서 해외 무역이 번성하였고, 기원전 7세기 동지중해, 흑해 연안에 70여 곳 식민지를 건설하였다. 기원전 6세기 중엽 페르시아 지배 아래에서 번영을 누렸으나 기원전 499년 이오니아 반란의 중심이 된 것이 원인이 되어, 기원전 494년 페르시아인에게 함락당하고 주민들은 노예가 되었다. 기원전 479년 페르시아 전쟁의 마지막 전투인 미칼레 전투 뒤, 히포다모스의 도시 계획으로 재건되어 델로스 동맹의 일원이 되었다. 현재 대규모의 야외 극장을 비롯하여 이오니아식 상점 터, 신전 터, 로마 목욕탕, 아고라 등이 남아 있다.

성경에서 밀레토스는 바오로 사도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사도행전을 살펴보면, 성령이 강림한 오순절 날에 베드로 사도의 설교를 경청했던 사람들 가운데 크레타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크레타 섬에서 선교 활동의 새로운 장을 펼쳤던 것이다. 그리고 티토에게 크레타 섬 선교 임무를 맡기고, 그곳을 떠나 자신의 선교 활동을 계속했다. 그곳에서 그는 코린토로 갔으며, 코린토에 에라스토스를 남겨놓았다. 그 후 밀레토스로 갔다. 그곳에는 에페소 사람 트로피모스가 앓아누워있었다. “에라스토스는 코린토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트로피모스는 병이 나서 내가 밀레토스에 남겨 두었습니다”(티모 4,20).



15년 선교 여행 마치며 예루살렘으로 향하다

바오로 사도의 3차 선교 여행이 끝나갈 무렵인 58년쯤, 바오로는 에페소에서 마케도니아로 향했다. 밀레토스에 도착한 후 에페소 교회 지도자들을 불러 “나는 성령께 사로잡혀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나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나는 모릅니다.”라며 눈물의 작별을 했던 곳이다. 바오로 사도가 왜 에페소에 다시 가지 않았는지 그 이유는 나오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할 장소로 선택한 곳은 에페소가 아니라, 밀레토스였다. 이곳에서의 설교는 바오로 사도의 15년 가까운 선교 여행의 최종 보고 같은 형식을 띠고 있다.

“이제 나는 하느님과 그분 은총의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그 말씀은 여러분을 굳건히 세울 수 있고, 또 거룩하게 된 모든 이와 함께 상속 재산을 차지하도록 여러분에게 그것을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사도 20,32). 설교를 들은 신자들은 모두 흐느껴 울면서 바오로 사도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췄다. 다시는 자기 얼굴을 볼 수 없으리라고 한 바오로 사도의 말에 마음이 매우 아팠던 것이다. 신자들은 아쉬움을 안고 바오로 사도를 배 안까지 배웅했다(사도 20,1-38).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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