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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겨내고 부활의 합창을 부르자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16)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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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일범 음악평론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9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9월 4일과 5일 두 번의 무료 공연을 개최한다.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2번인 ‘부활’(Resurrection)을 메트 오페라 바로 옆에 있는 담로쉬 파크에 2500석의 자리를 만들어 공연을 여는 것이다. 메트 오페라의 음악감독인 야닉 네제 세갱이 지휘하고 중국 출신으로 매트 오페라에서 잔뼈가 굵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잉팡과 메트 오페라의 고참 메조소프라노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데니스 그레입스가 솔리스트로 출연한다. 메트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뉴욕에 퍼지던 작년 2020년 3월 30일 이후 최초로 공연하게 되는 날이다.

원래 이 공연은 링컨 센터의 ‘리스타트 스테이지’(Restart stage)의 일환이다. 메트 오페라에서 뉴욕 시민들을 위해 야외 무료 대형스크린에 오페라 상영(메트 여름 HD페스티벌)을 하는 날 이틀을 바꿔서 메트 오페라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문을 닫았던 기간에 종지부를 찍고 오케스트라와 합창단과의 노조 협상에 의한 새로운 계약 체결을 축하하는 공연이다. 또한,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링컨 센터의 클래식 공연 등 뉴욕 공연 예술의 새로운 출발 선언과 뉴욕시의 부활을 위해 마련된 공연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개방된 야외 공연이다 보니 공연 한 시간 전에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준다. 메트에서 발표한 공연장 규칙은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2500석이 가득하게 운영하되 2세 이상의 모든 청중은 백신을 맞았던 맞지 않았건 마스크를 써야 하고, 12세 이상의 청중은 백신 2회 접종 확인이나 72시간 안에 코로나19 PCR 테스트 음성이 나온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게 했다.

이번에 지휘자 야닉 네제 세갱과 메트 오페라가 고른 구스타프 말러의 두 번째 교향곡인 ‘부활’은 요즘 같은 팬데믹 시대에 대단히 의미심장한 레퍼토리다.

말러는 베토벤의 영향을 크게 받아 베토벤 이후 다른 작곡가들은 시도하지 못했던 교향곡에 성악을 넣는 데 성공했다. 베토벤이 1824년에 교향곡 9번 ‘합창’을 쓴 지 정확히 70년 만인 1894년의 일이었다. 베토벤과 말러의 차이점이라면 베토벤은 ‘합창’에서 환희와 인종과 종교, 국가 등을 초월하여 인류 전체가 가족처럼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사해동포주의, 평화를 부르짖었다면 말러는 ‘부활’의 합창을 불러 인간이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1번 교향곡 거인(Titan)의 장례식으로부터 시작되는 2번 교향곡의 장대한 1악장은 2악장 안단테 모데라토를 거쳐 3악장 가곡 ‘물고기에게 설교하는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를 그리고 있다. 원래는 넣으려 하지 않았지만 4악장에 넣은 태초의 빛(Urlicht)은 결국 이 작품에서 5분밖에 안 되는 짧지만 매우 중요한 악장이 된다. 이 4악장은 신성에 대한 갈망이며 마치 지금 위기와 고통 속에 있는 인류의 모습 같다.

메조소프라노는 이 4악장에서 “오 붉은 장미여! 인간은 큰 위기에 처했구나! 인간은 큰 고통에 처해 있구나! 난 오히려 천국에 있고 싶다. 나 넓은 길로 나아갔더니 천사가 다가와 나를 막네, 날 막지 마시오! 난 주님에게서 났으니 주님께로 돌아가리라. 주님은 내게 빛을 주실 것이다. 그 빛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기까지 나를 비추리라”라고 신앙고백을 한다. 30분이 넘게 걸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5악장은 최후의 심판, 부활 그리고 영생을 가톨릭 세계관으로 그려낸 말러 교향곡 걸작 중의 걸작이다.





※QR코드를 스캔하시면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MPuoOj5TIw



장일범 (발렌티노, 음악평론가,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겸임 교수,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진행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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