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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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의 토닥토닥] (25)하느님이 벌 주실까 너무 무서워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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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예진 회장



여러분에게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하느님과의 관계가 수평적이고 인격적인가요, 아니면 수직적인가요?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은이씨의 이야기입니다.

“아빠 사업이 망한 뒤로 집안이 좀 더 나아지도록 기도했습니다. 어릴 때 부모님은 늘 싸우다가 결국 이혼을 하셨고, 그 때문에 저는 고생을 많이 하며 자랐습니다. 고등학교는 아르바이트하면서 다녔고, 졸업 후에도 열심히 일하며 저축했습니다. 다행히 좋은 남편을 만나 감사한데, 여전히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하나뿐인 딸을 학원에 보내주지 못했습니다. 딸은 대학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배우고 싶다는 것을 지원해주지 못하고 있어요. 이렇게나 열심히 살고 기도하며 주일 미사도 빠지지 않는데, 왜 우리 생활은 전혀 나아지지 않을까요? 모든 것을 다 아시는 하느님께 묻고 싶은데, 투정부리면 벌 받을 것 같아 무섭습니다.”

여러 발달심리학자는 “인간의 어린 시절은 그 사람의 인격 형성과 전 생애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에릭슨은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에서 생기는 기본적 신뢰가 개인의 신앙형성에 초석이 된다”고 했고, 아들러도 “어린 시절의 부모와의 관계, 가정환경, 문화·사회적 영향, 가족의 죽음, 자녀의 소속 욕구 등이 자신과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영성에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어린 시절은 신체와 더불어 인지·정서적 발달을 통해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당연히 신앙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겠지요.

은이씨는 그렇게 기도해도 가정생활이 나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억울합니다. 하지만 벌 받을 게 두렵기도 해서 주일 미사를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은이씨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신에게도 버려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생계와 부부싸움으로 은이씨를 방치하다시피 했습니다. 늘 자고 있을 시간에나 집에 들어와 은이씨는 혼자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부모에게 속해 있다는 느낌과 그로 인한 안정감은 전 생애에 있어 가장 큰 과제입니다. 그런데 은이씨에게는 그런 부분이 충족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고 그분의 사랑을 갈망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평생을 고생하면서 살다 보니 하느님의 사랑은 느껴지지 않고, 주님이 진정 계시는가에 대한 의심도 듭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어린 시절에 경험한 사건으로 불행해지거나 과거에 형성된 부정적인 기억에 붙들려 있지는 않습니다. 은이씨도 가난하지만, 가족과 미래를 위해 노력하면서 간혹 그들의 사랑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럴 때면 ‘그렇지! 하느님이 함께하시는구나!’ 싶어 미사에 가서 열심히 기도합니다. 이렇게 일상에서의 긍정적 체험이 없었다면 아마 신앙생활을 지속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니 이제는 하느님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과 긍정적인 경험을 통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나는 버림받을 수 있다. 그래서 더 기도해야 한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우리 가족은 가난하지만 하느님 사랑 안에서 행복하다’는 긍정과 희망으로 하느님에 대한 왜곡된 표상을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어렵겠지만, 생활 속 아주 작은 것에서도 하느님이 함께하시는 것을 느껴보고, 일상생활에서 안정감과 평화를 점차 확장해보세요. ‘하느님께선 우리를 상처가 아닌 사랑 속에 살도록 온 마음을 다하십니다.’

<계속>



박예진(율리아) 한국아들러협회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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