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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국 선택한 탈북민의 삶, 다큐 ‘런던한겨레학교 연대기’ 상영

의정부 민화위, 장정훈 감독 다큐멘터리 상영회 개최… 남북 문제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시간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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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런던한겨레학교 연대기’를 제작한 장정훈 감독과 연현정 교사가 상영회를 마친 뒤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남도, 북도 아닌 제3국을 선택한 탈북민들…. 영국 수도 런던 교외 뉴몰든(New Malden)에 가면,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뉴몰든에 사는 한국인은 2만 명, 그중 탈북민은 800여 명에서 1000명쯤 된다. 이들 탈북민이 부닥쳤던 어려움 중 하나는 자녀 교육, 특히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어떻게 가르치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청진의학대학 출신 최승철씨(설립자)와 수학교사가 꿈이었던 고선영씨(초대 교장 역임) 등 탈북민들은 한국인 후원자인 박종민씨(이사장) 등과 의기투합해 2016년에 매주 토요일마다 여는 한글학교 ‘런던한겨레학교’를 개교했다. 그로부터 7년 동안 런던한겨레학교가 걸어온 길은 가시밭길이었다. 재정도, 학생 모집도, 교사 수급도 힘겨웠고, 그 사이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쳐 일시 휴교까지 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다시 문을 열고, 아이들과 부대낀다.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강주석 신부)는 13일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에피파니아청년센터에서 그동안 런던한겨레학교를 카메라에 담아온 장정훈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런던한겨레학교 연대기’ 상영회를 열었다. 7월 27일 ‘뉴스타파 함께센터’에서 처음으로 개봉돼 네 차례 진행한 국내 상영회 중 마지막 상영이었다.

상영은 90분가량 계속됐다. 2016년 개교 당시부터 시작해 자녀들이 분단의 그늘이 없는 세대로 성장하도록 우리말과 우리 역사, 우리 문화를 하나하나 가르치는 여정이 한 해씩, 한 해씩 풀려나왔다. 비록 2020년은 코로나19와 재정적 어려움으로 휴교를 해야 했지만, 2021년 3월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이어 오프라인 수업으로 남과 북 출신 학부모와 교사들이 분단을 넘어 함께 일구는 이 특별한 공동체 학교의 문을 다시 열기까지 과정이 하나하나 그려진다. 고선영씨, 이수연씨에 이어 3대 이향규 교장이 취임하면서 한겨레학교는 이제 탈북민 자녀들뿐 아니라 남한 출신 교포 자녀들까지 받아들여 60명이 다니는 학교로 커졌고, 오는 9월에는 90명으로 새 학기를 시작한다.

상영 뒤 관객들과 함께하는 대화에서 장정훈 감독은 “유럽에 정착한 북한 사람들, 탈북민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하는 게 소명이 돼 다큐를 만들게 됐다”며 “1년 예산이 3000만 원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지만, 아이들에게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키워주는 모습을 최대한 가볍고 재밌게, 그리고 미래지향적이고 희망적으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제작 취지를 밝혔다. 런던한겨레학교 교사 연현정씨도 “아이들을 가르친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먼저 숙제를 내달라고 할 정도로 공부에 재미를 느끼는 걸 보며 보람이 크다”며 “뉴몰든은 한국인은 물론 조선족, 탈북민까지 다 같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자라나도록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주석 신부는 “남북 분단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뉴몰든의 한글학교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열게 됐다”면서 “남과 북이 아닌, 제3국을 선택한 탈북민들의 얘기를 들으며, 어른 세대들은 물론 특히 젊은이들이 분단의 문제,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로 삼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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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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