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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일방적 관계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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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갈등을 빚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불편한 관계가 힘들어서 급하게 해결하려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화를 내고 화난 상태가 힘들어서 얼른 선물을 준비했는데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호의를 베푼 쪽에서는 상당히 곤욕스럽고 화가 납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왜 그리 속이 좁냐고 다시 화를 냅니다.

그러나 사실 잘못은 상대방이 아니라 내 쪽에 있습니다. 어떤 잘못인가? 내가 화가 풀렸으니 당연히 너도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잘못입니다. 그런 생각은 아주 유아적인 생각입니다. 사람마다 감정이 풀리는 시간이 다른데, 무조건 자기 기준과 자기 기분에 맞춰야 한다고 하는 것은 아주 이기적인 생각이란 것입니다.

상대방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서 선물을 준비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그 선물을 받을 것인가 거절할 것인가는 나의 선택이 아니라 상대방의 선택입니다.

그런데 왜 상대방이 나의 사과를 받지 않거나 거절할 때 화가 나는가? 내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인간관계를 맺고 살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나와 같은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무조건 내 기분을 맞춰야 하는 애완동물로 생각할 때 짜증나고 화가 나는 것입니다.

어떤 부자가 죽어서 천국 문 앞에 서게 됐습니다. 천국 문 앞에는 사람들이 두 줄로 서 있었습니다. 한 줄에는 많은 사람이, 다른 한 줄에는 부자와 또 다른 부자 단 두 사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많은 줄은 천국 문지기가 얼굴만 보고는 바로 천당을 들어가게 하는데, 딱 두 사람뿐인 줄은 아무 이야기도 없이 기다리게 하는 것입니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부자가 문지기에게 따졌습니다.

그러자 문지기가 “하느님께서 그러시는데 당신이 성당에 나온다, 나온다 하면서 안 나오다가 죽기 직전에 신자가 됐으니 천당에도 세상 모든 사람들 다 들어오고 난 후에 맨 마지막으로 받아주라 하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부자는 하늘에 대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무슨 하느님이 그리 속이 좁고 옹졸합니까? 먹고 살기 바빠서 성당에 안 나갔는데 그게 뭐 그리 죄가 된다고 이러십니까?”

그러자 하늘에서 천둥 치는 소리처럼 하느님의 말씀이 들려왔습니다. “야 이 고얀 놈아! 너 매일 술 처먹고 도박하고 딴짓해도 네 마누라가 기도 열심히 해서 봐줬는데! 감히 나에게 소리를 질러? 넌 천당에 들어올 자격이 없으니 천국 문 옆에서 노숙이나 하거라!”

그런데 그 옆의 부자를 보시더니 “넌 들어 오거라” 하시는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본 부자가 다시 화를 냈습니다. “저자도 나와 마찬가지로 죽기 직전에 신자가 된 놈인데 저놈은 왜 받아주십니까?”

그러자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맘이다!”




홍성남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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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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