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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마음이 병든 사람들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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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병든 사람들은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툽니다. 그래서 자기감정을 스스로 왜곡하는 일이 많습니다. 화가 났어도 그것이 화가 난 것인지 무엇인지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표현하지도 못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부인합니다. 서운하지도 화가 나지도 않았다고 부인합니다.

왜 그런가?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했다가 속 좁은 사람이란 비난을 들을까 두려운 것입니다. 또 자기 마음 안에 그런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불편해서 그렇습니다.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데도 끝까지 자기감정을 감추려고 합니다. 자신이 지금 이러는 것은 화가 나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변명하기 급급합니다. “이게 다 너를 사랑해서 하는 말이야”라는 식으로 자기 분노를 합리화하는데 달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안의 부정적인 감정을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고 술로 달래거나 감정회피를 하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살면 생기는 부작용이 ‘뒤끝’입니다. “저 사람은 뒤끝이 안 좋아”라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대개 자기감정 표현을 회피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속과 겉이 다른 사람, 끝이 좋지 않은 사람이란 악평을 듣습니다.

간혹 성인처럼 살려고 노력하는 분들 중에 이런 분들을 보곤 합니다. 성인들은 자기 마음 안에 어떤 불순한 감정도 없는 양 자기 안의 불편한 감정들을 다 외부의 악이 던지는 유혹이라고 여깁니다. 자신은 순수결정체라고 믿는 것입니다.

자기감정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것과 내 마음 안, 특히 무의식 안의 시궁창 같은 상태를 직면하는 것은 건강한 신앙생활에 필수입니다. 이런 자기 직면을 거부하면 세심증, 결벽증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신경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래서 이들을 속칭 ‘짝퉁 성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더위에 유머 바람 한 자락 보냅니다. 어느 ‘기품 있는 신부’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기품 있는 신부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기품 있게 말해준다. 새로운 보좌가 강론 때 버벅거리길래 ‘넌 왜 강론을 비빔밥처럼 하냐? 왜 나처럼 기품 있게 하지 못하냐’고 조언했다. 그런데 신자란 것들이 보좌가 버벅대는 건 귀엽다하고 기품 있는 내 강론은 식상하단다. 천박한 것들이다.

신자들이 깔깔댈 때 보좌가 같이 깔깔대는 걸 보고 기품 있게 살라고 조언했다. 근데 신자란 것들이 보좌가 귀엽다고 하면서 나 같은 주임 밑에서 잘 견딘다고 위로해준단다. 천박한 것들끼리 잘 논다.

강론 때 어려운 전문 용어를 잘 사용하는 나는 박식한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다. 근데 천박하게 웃기는 보좌신부 강론은 녹음까지 하면서 왜 내 강론 시간에는 자빠져 자려고 하는 것일까? 수준 낮은 천한 것들이다.

식사 때는 모든 것이 세팅돼 있어야 하고 먹을 때도 절대 소리를 안 낸다. 근데 보좌놈은 손으로 먹기 일쑤고 소리도 요란하다. 태생이 상 것 같다. 근데 신자란 것들이 날 본받을 생각을 안 하고 보좌의 먹성을 칭찬하며 내 주둥이가 짧단다. 헐! 사람을 몰라보는 천박한 것들이다.”




홍성남 신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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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 3장 20절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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